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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수십 가지 혜택

중앙일보 2017.11.29 04:00
결혼. [사진 pixabay]

결혼. [사진 pixabay]

 
“뭐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데 까짓거 일단 해 봐? 그러고 후회하는 게 좀 낫지 않을까?” “언제든 헤어지면 되니 애당초 시초부터 안 하는 것보다는 덜 후회스럽겠지?”

고혜련의 내 사랑 웬수(21)
배우자를 사랑해야겠다는 의지적 사랑이 중요
검은 머리 파뿌리되도록 싸울거면 헤어져야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이런 고민 한번 안 해 본 지구 상의 청춘남녀는 거의 없으리라. 그러다 운 좋게 혹은 운 나쁘게 (이건 운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적합한 말이 없다. 사랑은 의도해서, 계획해서 오는 게 아니라 어느 날 부지불식 간에 덮쳐오는 쓰나미 같은 거니까) 사랑에 눈멀면 순식간에 고민의 1막이 닫히게 된다. 무작정 결혼하고 보니까.
 
하지만 사랑의 덫에 걸리지 않는 한 아마도 결혼에 대한 고민은 ‘시장에서 상품가격이 형성돼 있는 한’ 처절하게 지속되리라. 사랑에 일단 빠지면 거기서 계산이라는 게 무의미하다는 건 다 안다. 하지만 그래도 목숨이 불꽃처럼 단명한 사랑에서 빠져나올 즈음, 그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혹은 행복 같은 것이 딸려오지 않을까 해서 다시 결혼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래도 이 기회에 한 번 따져나 보자.
 
언뜻 보기에 소소하고 구차하지만 쫀쫀하다 비웃지 말기다. 세상의 행·불행도 어차피 그런 곳에서 출발하니까. 그리고 결혼은 엄연한 세상사 현실이니까! 결혼하면 뭐니 뭐니해도 심리적 안정이 크다. ‘결혼 언제 하니? ’라는 질문도 안 받고 서로를 유혹하러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니 포기하기 때문이다. 합방이나 합궁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고 추천(?)된다. 어두운 밤 뒷골목에서 남의 눈치를 보며 하는 애정행각을 안 해도 된다.
 
 
애정행각. [중앙포토]

애정행각. [중앙포토]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도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미등기가 아닌 정식 등기된 자식이 된다. 떳떳하게 학교도 보내고, 법적으로 떳떳한 부모가 될 수 있다. 장점이자 단점인데 헤어지기가 쉽지 않다. 계약파기 하려면 단순 변심으로는 곤란하다. 상대방의 큰 하자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관계의 무한 확장자
 
가족이 급격히 늘어나서 좋다. 물론 좋은 가족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피를 나누지 않고도 가족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결혼이다. 사회적 네트워크가 급격히 확장되는 시작점이 결혼이다. 사회적으로 호칭이 여럿 생기고 배우자의 지위가 내게도 반영된다. 누구누구 부인, 또는 남편이라고도 한다. 한쪽이 올라가면 덩달아 호칭을 선사 받는다. ‘시월드’라고 불리는 시가 쪽 뿐만 아니라 요즘은 처가 네트워크 활용도도 만만치 않다. 친구 또한 급격히 늘어난다. 부부동반 모임을 하면 배우자 친구들의 배우자도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절감할 수 있다. 집을 같이 쓸 수 있어 주택비가 절감되고 식비도 숟가락만 하나 더 놓으면 되는 정도다. 에어컨도 같이 쐬면 되고, 각자 보던 TV도 한 대면 된다. 항공사 마일리지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연말정산. [중앙포토]

연말정산. [중앙포토]

 
법적 공동체로 인정받아서 국가로부터 받는 혜택이 많다. 연말정산 때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아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건강보험에서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어서 한 사람의 건강보험료는 건너뛸 수 있고 자동차 보험에서도 부부 한정으로 가입하면 둘이 각자 드는 것보다 가성비가 좋다. 배우자 부모님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가 내 재산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정치인의 경우 선친의 지역구도 물려받을 수 있다.
 
배우자는 상대에게 법적으로 당당하게 증여할 수 있다. 부부라면. 10년 사이 6억원까지 증여세 없이 넘겨줄 수 있다. 배우자는 항상 나의 뒷모습을 지켜준다. 등 뒤에 눈이 달리 는 것처럼 서로에게 코디네이터가 되어주고 내 행동과 말에 대해 솔직하게 모니터링을 해준다. 심야 영화를 보고 싶으면 배우자는 언제든지 대기조가 돼 줄 수 있다.
 
죽어서는 원할 경우 묫자리도 함께 쓸 수 있고 언제든지 내 등을 긁어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혹 내가 피의자가 됐을 때, 유일한 증인이 내 배우자라면 그 배우자는 법적으로 증인이 될 수 없어 내게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의지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첫눈에 반한 사랑도 있지만,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사랑해야 하겠다는 의지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결혼하면 한쪽 눈 한쪽 귀, 아니 두 눈, 두 귀 다 막고 배우자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좋다.
 
 
노부부. [사진 smartimages]

노부부. [사진 smartimages]

 
또 있다. 말년의 고독을 덜어줄 수 있다. 늙으면 멀리 사는 친구는 그림의 떡이다. 자식은 그 아이 배우자 소속이다. 사람은 고독한 존재다. 노년기엔 삶의 흐름이 더욱 그렇게 돼 있다. 육신의 건강이 쇠약해지면 더더욱 가족 중심적이 돼 간다. 자 이만하면 보험 들 듯 한 번 결혼을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한때 남녀 간의 순간적 불타는 사랑을 벗어나 의지적으로 사랑하기 위해, 사랑을 노력하기 위해, 사랑을 연습하기 위해, 결혼하면 좋지 않겠는가.
 
"삶의 모든 무게와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한 단어,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우리의 앞선 세대를 살다간 현자들이 그렇게 말하지 않던가. 남녀 사이를 포함해 모든 관계의 사랑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구원한다고 세상의 모든 일은 매일 조용히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성숙한 이들은 그 침묵의 소리를 잘 듣고 실행하리라.
 
근데 정 조율이 안 되는 남녀의 만남이라면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 게 정답이다. 단 확신이 들어 일찌감치 무르면 그나마 최악을 피할 수 있다. ‘검은 머리 파 뿌리가 되도록 ’싸우면서 사는 게 정답은 아니므로. 매일 싸우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보다는 편모, 편부 밑에서 편한 마음으로 자라는 게 정서적으로 낫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고혜련 (주)제이커뮤니케이션 대표 hrko32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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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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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련 고혜련 (주)제이커뮤니케이션대표 필진

[고혜련의 내 사랑 웬수] 기자로 은퇴한 출판인. 결혼이 흔들리고 있다. 인륜지대사의 필수과목에서 요즘 들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과목으로 주저앉았다. 결혼 한 사람들은 ‘졸혼(卒婚)’과 ‘황혼 이혼’도 서슴지 않는다. 결혼은 과연 쓸 만한가, 아니면 애당초 폐기해야 할 최악의 방편인가? 한 세상 울고 웃으며 결혼의 명줄을 힘들게 지켜가는 선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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