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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소득자·대기업 증세, 예산부수법안 지정...‘핀셋증세’ 현실화되나

중앙일보 2017.11.28 18:10
2018년도 정부 기금운용계획안과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 안 논의를 위해 10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6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도 정부 기금운용계획안과 임대형 민자사업(BTL) 한도액 안 논의를 위해 10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6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제출한 초고소득자 소득세율과 대기업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세법 개정안이 28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됐다. 예산부수법안은 내년 예산의 근거가 되는 법안으로 국회의장이 지정할 수 있다. 30일까지 여야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예산부수법안은 12월 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적으로 올라간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내년 예산부수법안 25건을 지정해 소관 상임위에 통보했다. 정부제출 12건과 의원발의 13건(더불어민주당 2건, 자유한국당 5건, 국민의당 3건, 정의당 2건)이다. 
 
 여야는 소득세·법인세 인상을 높고 첨예하게 맞붙었다. 정부 법인세법 개정안은 과세표준 20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리는 것이다. 한국당은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정태옥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법인세율 25% 인상은 세계적 추세에 어긋난다. 북유럽 복지국가들의 평균 법인세율은 22%”라며 “법인세율 인상이 한국 기업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세법 개정안 역시 여야 입장이 갈린다. 정부ㆍ여당은 과세표준이 3~5억원인 초고소득자의 세율을 현행 38%에서 40%로 2%포인트 인상하고 과표 5억 이상은 40%에서 42%로 인상하는 개정안을 냈다. 한국당은 소득세율 인상이 ‘징벌적 부자과세’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세법 개정안을 놓고 한국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국민의당이다. 여야 합의가 되지 않으면 본회의에서 여야 표 대결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결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다. 현재 민주당(121석), 한국당(116석) 모두 과반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국민의당(40석)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의당은 일단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정부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법인세는 (과표) 구간이 너무 세분화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수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과표 구간 2000억원이상을 새로 만들 필요없이 과표구간 200억 이상인 기업의 법인세율을 현재 22%에서 24%로 올리자는 안을 만들어놨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소득세율 인상안에 대해서도 인상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일부 수정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개세주의 입장에서 세금 안 내는 근로자가 50% 이상 되는 등의 문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모두 깎아줬다. 박근혜 정부에선 이전 정부의 수준을 4년 동안 동결했다. 이 때문에 정부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10년 만에 부자증세가 처음으로 현실화되는 셈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고액ㆍ상습체납자의 명단 공개 대상을 늘리는 관세법 개정안과 상속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을 낮추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도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됐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정된 부수법안을 30일까지 꼭 여야 합의로 처리해 달라”며 “ 예산안과 부수법안이 반드시 헌법이 정한 기한(12월2일) 내에 본회의에서 의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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