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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뮤직 무료 서비스로 논란된 음원 사용료…노래 한곡 수입료 어떻게 배분되나

중앙일보 2017.11.28 17:10
'K팝'의 본토인 한국에서 노래 한 곡당 생기는 수익의 적정한 배분을 놓고 국내외 음원 업체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수익의 70% 창작자에 준다는 애플, 할인가 적용
국내 업체는 정가의 60%를 내놔 오히려 분배 폭 커
가수에 주는 '실연료', 해외엔 없지만 국내선 6% 배분

애플의 음원 서비스인 애플뮤직이 LG유플러스를 통해 아이폰8을 사는 고객에게 '5개월간 애플뮤직 무료' 상품을 내놓으면서다.
 
애플은 "무료기간이 끝나고 유료로 전환하면, 생기는 수익의 70%를 창작자(작사자·작곡자·실연자·제작자)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알리고 있다.  
 
멜론·지니·벅스 같은 국내 음원 서비스업체들이 수익의 60%를 창작자들에게 내놓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창작자를 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애플뮤직의 정책이 상세히 알려지자 오히려 창작자들 사이에는 "애플이 얄팍한 꼼수로 K팝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국내 음원 업체가 상품의 '정상가 기준'을 적용하는 데 반해, 애플은 '할인가'를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정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 8000원에 스트리밍(실시간 감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4000원에 할인 판매한 경우 국내 업체들은 8000원의 60%인 4800원을 창작자들에게 지급한다. 그러나 애플은 할인가인 4000원의 70%, 즉 2800원을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국내 음원 업계 관계자는 "음원 소비의 대부분이 월 패키지 상품을 통해 이뤄지고, 월 패키지가 대부분 큰 폭으로 할인돼 판매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애플의 분배 방식은 결과적으로 유통 할인 부담을 창작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료 서비스 기간에도 국내 업체들은 스트리밍 한 곡당 최소 3.08원을 제작자 몫으로 분배한다. 수입이 없는 기간이지만 투자의 개념으로 최소 저작권료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애플은 '무료 이용 기간에는 저작권료는 없다'는 입장이었다가 지난해 미국 내 유명 가수들이 집단 반발하자 '일부 지급'으로 정책을 바꿨다. 국내에서는 무료 기간에 곡당 1.5원을 제작자에게 내놓기로 했다.  
 
애플이 국내에서 이런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은 저작권 징수 규정 가운데 예외규정이 있어서다. 국내 업체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음원 저작권료에 대한 징수 규정'을 따라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기존의 음원 서비스가 아닌 새로운 서비스의 경우 별도의 징수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독자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다. 애플 측은 "애플뮤직에는 라디오 기능과 클라우드 기능이 결합해 기존 음원 서비스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국내의 창작자 권리 보호 수준이 선진국보다 열악한가, 우월한가'로 이어지고 있다. 가수 이효리가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강타했지만 국내서 석달간 벌어들인 음원 수익은 3000만 원대였다"고 한 발언도 논란을 부추겼다. 음반업계 관계자는 "저작권료(작사·작곡·편곡자 몫)만 따지면 음원 수익의 10%를 받게 되므로 석달간 3억6000만원 수익 가운데 3600만원을 받은 게 맞다. 그러나 수익은 이 외에도 다양하게 보장받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저작권료와 별도로 실연권료(직접 노래를 부른 가수 몫) 6%를 별도로 준다. 음원의 제작과정에서도 작사·작곡자는 곡비 명목, 연주자 연주비 명목으로 곡당 합의된 금액을 선지급 받는다. 또 소속사를 통한 음원·음반 매출의 30~70%를 추가로 분배받는다. 음원 외에 공연·TV·라디오·노래방·유튜브 등의 경로를 통해서도 수입을 올린다. 국내에서 저작권료와 실연료를 합쳐 음원 수익의 16%를 분배받는데 비해 해외시장에서는 미국 10%, 일본 8.8%, 독일이 10.25%의 저작권료를 분배하고 실연권료는 개념이 없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K팝 선진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해외보다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풍토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음원 시장 규모는 7300억원에 달했다. 음반 시장의 전성기로 불리는 1998년(60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 음원이 전성기 음반 시장 규모를 추월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음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가장 성공한 시장"이라며 "애플이 국내시장에 진출해 K팝을 팔면서 정작 K팝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에 소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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