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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비상임 위원들 “겨우 돌 지났는데 고치나” 개정반대 주도

중앙일보 2017.11.28 17:00
28일 오전 9시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 회의실에선 박은정 위원장 주재로 국·실장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 참석 7명 가운데 5명 반대 1명 기권표
과반수 확보해야 의결되지만 7명 확보실패

전날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규정 중 선물비용의 상한선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가 개정안이 부결된 데 따른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박경호 부위원장 등 권익위원들이 전원위원회를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결됐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박경호 부위원장 등 권익위원들이 전원위원회를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결됐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부결 과정과 심의 분위기를 상세히 묻는 등 예상 밖의 결과에 상기된 표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위원(15인) 중 한 명인 박 위원장은 당시 국회 정무위에 출석하느라, 전원위엔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대책회의에선 결국 당초 29일로 예정했던 김영란법 시행 1년 대국민보고대회 일정을 새로 잡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밖의 사항은 결정하지 못했다. 개정안을 원안대로 재상정할지, 아니면 일부 수정해서 다시 의결할지, 한다면 또 언제할지 등이다. 연내 개정이 가능한 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다.
 
권익위 관계자는 “연내 시행령 개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연내 열릴 보고대회에서 김영란법의 긍정·부정적 영향 분석과 평가를 통해 시행령 개정 여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청탁금지법 개정 불발의 여파가 있었다.
 
이낙연 총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 위원장에게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한 말씀 하시라"고 발언권을 넘겼다.
 
박 위원장은 개정안이 부결된 상황을 설명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온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불만을 나타내자 이 총리가 "여기서 논쟁할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고 한다.
 
앞서 27일 전원위원회는 2시간30분이 넘게 이어지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전원위원 12명 중 개정안에 찬성한 이는 6명으로 과반(7명)에 한 명 부족했다.
 
판사·변호사·교수 등으로 구성된 외부의 비상임 위원들(모두 8명)이 반대 입장을 주도했던 것으로 권익위 관계자는 전했다.
  
비상임 위원 측 한 인사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지 갓 1년을 넘긴 상황에서 큰 폭은 아니더라도 손질을 한다는 데 부담이 크다는 취지의 주장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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