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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오자 시진핑 찾아가는 아웅산 수치

중앙일보 2017.11.28 14:54
27일 미얀마 수도 앙곤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어린이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7일 미얀마 수도 앙곤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어린이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교부 장관이 30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얀마 정부가 27일 밝혔다. 수지 자문역의 방중은 지난해 3월 국민 민주연맹(NLL) 정권 출범 이후 벌써 3번째다. 수지 자문역은 30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에 참석한 후 내달 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방중 기간 중국 최고 지도부와 만나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는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 난민 문제 해법을 논의할 전망이다.
 

대 미얀마 영향력 강화하는 중국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미얀마는 우호적인 이웃 국가로 밀접한 소통과 왕래를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방글라데시와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라카인주 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구상을 제안해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겅솽 대변인은 대신 “30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에 개별 국가 지도자의 참석 여부는 알지 못한다”며 “관련 부처에 문의하라”고 수지 자문역의 초청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 5월 4일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을 만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정자문역. 수치 자문역은 28일 미얀마를 방문한 교황과 회담을 갖고 오는 30일 중국을 방문한다. [사진=AP]

지난 5월 4일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왼쪽)을 만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정자문역. 수치 자문역은 28일 미얀마를 방문한 교황과 회담을 갖고 오는 30일 중국을 방문한다. [사진=AP]

미얀마 정부는 지난 8월 이후 서부 라카인주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무장집단이 치안 당국의 거점을 습격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소탕작전을 전개했다. 이후 60만 명을 웃도는 로힝야 난민들이 인접한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인종 청소”라며 강하게 미얀마 당국을 비난하는 등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의 압박이 이어졌다.
수지 자문역은 28일 전날 미얀마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회담을 갖는다. 
27일 양곤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얀마 체류 기간 동안 불교 지도자 등과 만나 종교 간 융화를 호소할 예정이다. 30일에는 방글라데시로 이동해 로힝야 난민 대표와 만남도 예정돼있다.
교황 방문에 맞춰 수지 자문역이 방중을 발표하자 미얀마 당국에 우호적인 중국을 지렛대 삼아 서구의 압박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얀마 정부는 23일 방글라데시와 난민의 귀환 개시를 합의하면서 “이웃 국가 사이에 발생한 문제는 양국 간 교섭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간섭에 반발했다.
중국은 로힝야 난민 문제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양국 간 문제라며 미얀만 당국의 처사를 비난하는 서방 국가와 선을 그었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19일 수치 자문역과 회담을 갖고 ①정전 →②협상에 따른 해법 모색→③빈곤 탈피로 안정 실현으로 이어지는 3단계 해법을 제안했다.
미얀마는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광역 경제권 건설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구축의 요충지다. 중국은 미얀마를 관통해 인도양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등 경제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수지 자문역 역시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담에 참석해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8일 “이번 방중 기간 수지 자문역이 중국 주도로 인도양에 심해항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미얀마 사태에 큰 관심을 표시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4일 베이징을 방문한 민 아웅 할라 잉 미얀마 군사령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은 건설적인 자세로 양국 국경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30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 개막식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개막 연설을 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 대표의 참석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추미애 열린우리당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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