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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골칫덩이' 해리 왕자는 어떻게 호감이 되었나

중앙일보 2017.11.28 12:14
영국 해리 왕자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과 약혼 사실을 발표하자 해리의 특별한 이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CNN은 27일(현지시간) “해리 왕자는 반항아 기질이 다분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지만, 군인으로 오랫동안 복무한 경력이 있고, 최근에는 자선 활동가로 나서 주목받았다”며 그의 이력을 소개했다.  

해리 왕자, 할리우드 여배우와 약혼

지난 9월 캐나다에서 열린 상이군인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는 해리 왕자(오른쪽)와 마크리. [AP=연합뉴스]

지난 9월 캐나다에서 열린 상이군인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는 해리 왕자(오른쪽)와 마크리. [AP=연합뉴스]

 
로열패밀리의 반항아
1984년 찰스 황태자와 고(故) 다이애나비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해리는 형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이튼 칼리지를 졸업했다.  
 
사실 그는 학창시절부터 20대 시절 내내 ‘반항적인 왕족’으로 유명했다. 미성년 시절 음주를 하고 대마초를 피운 일로 곤욕을 겪었고, 2005년에는 한 파티에 나치 제복을 입고 등장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후에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사과했지만 ‘악동’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2012년에는 누드 사건이 터졌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여성들과 함께 누드로 파티를 즐긴 것이다. 왕실 측은 ‘아주 사적인 일’이라고 발표했지만, 영국 왕자로서 품위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왕실의 ‘골칫덩이’였던 셈이다.
 
군인이 된 왕자
해리 왕자의 군인 시절.

해리 왕자의 군인 시절.

이런 해리 왕자지만,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꽤 긴 기간 군에 복무했다는 사실은 왕실에서도 크게 자랑할 만한 거리였다.  
 
2004년 2월에는 영국 국방부가 해리 왕자를 이라크에 보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신변 위협이 커지자 취소됐지만, 그해 12월 해리는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파병된다. 이번에는 비밀리에 진행된 일이었다.  
 
성공적으로 복무를 마친 이후 공격용 헬리콥터인 아파치 헬리콥터 조종사 자격을 얻고 영국 육군 항공대 대위로 승진한 그는 2012년 아프가니스탄에 또 한 번 간다. 20주간의 파병이었다. 해리는 이곳에서 탈레반 반군을 사살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15년 6월, 영국 왕실은 그가 군인으로의 활동을 마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적극적인 자선 활동가
자선 활동에 이바지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해리는 자선 활동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에이즈(HIV)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단체 ‘센테베일’을 공동 창립했고, 지난해에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그 자신이 직접 HIV 검사를 받는 모습을 생중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그가 가장 중점을 두는 일은 큰 트라우마를 겪어 치료를 요하는 군인들을 돕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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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해리 왕자가 ‘짝꿍’ 마클을 만나게 된 것도 그가 상이군인을 돕기 위해 창설한 연례행사 ‘인빅터스’ 덕분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행사에서 만나 사랑을 꽃피웠단 얘기다.  
 
해리 왕자와 마크리.

해리 왕자와 마크리.

무엇보다 해리 왕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머니인 다이애나비가 사망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아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음을 고백했다.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지우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  
 
영국 기자 제인 메릭은 CNN에 기고한 글에서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은 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길 두려워하는데, 해리 왕자의 용기 있는 고백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또 “그의 약혼자 마클 또한 성 평등을 위한 활동을 하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로, 이들은 ‘최고의 커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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