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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담합 건설사‘ 주주 대표 소송 전초전, 경제개혁연대 ’승‘

중앙일보 2017.11.28 12:00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입찰 담합에 대한 경제개혁연대의 주주 대표 소송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소송의 전초전 격인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경제개혁연대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을 맡았던 시민단체다.
 

12년 공정위 담합 발표 후 소송 추진
주주명부 열람 거부하자 건설사에 소송
대법 "주주명부 열람·등사 허용해야"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경제개혁연대가 GS건설‧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소송에서 열람‧등사를 허용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지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중앙포토]

경제개혁연대 소장을 지냈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중앙포토]

경제개혁연대는 2013년 7월 “4대강 사업에 참여한 6개 건설사가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아 주주에게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 대표 소송을 추진했다. 앞서 2012년 공정위는 대림산업 등 6개 건설사가 4대강 사업 1차 턴키공사 등에서 입찰 담합을 했다며 건설사당 수백억원씩 과징금을 부과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소송에 참여할 주주를 모으기 위해 건설사에 주주의 각종 정보가 담긴 실질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신청했지만 건설사들이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현대건설을 제외한 건설사들은 “실질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성명이나 주소 등 개인정보가 기재돼 있어 이를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고 항변했다.
 
1심 법원은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고 회사의 기관을 감시하거나 지배주주의 주주권 남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상법에서 소수주주들이 다른 주주들과 주주권 공동행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주주명부 등의 열람‧등사 청구권을 보장한 것은 이런 목적과 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법원은 “실질주주명부에는 주주에 관한 다수의 정보가 포함돼 있고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문제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실질주주명부에 대한 열람‧등사의 허용 범위를 적절히 제한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4대강 담합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건설회사 임원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 4대강 담합 의혹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건설회사 임원들. [연합뉴스]

2심 법원도 “원고의 열람‧등사 청구는 다른 실질주주에게 주주 대표 소송을 권유하기 위한 것으로서 회사와 주주의 이익 보호와 무관하지 않다”며 “피고(건설사)들이 개인정보 보호법을 이유로 실질주주명부의 열람과 등사 청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열람‧등사가 허용되는 범위가 실질주주명부상의 기재사항 전부가 아니라 주주의 성명과 주소, 주주별 주식의 종류와 수 등으로 한정돼 있어서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2부도 지난 9일 경제개혁연대가 대림산업을 상대로 낸 같은 소송에서 경제개혁연대의 손을 들어주는 등 잇따라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옴에 따라 주주명부를 확보하는 대로 주주 대표 소송단을 모집해 본격적으로 소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에 대해선 이미 주주 모집을 끝내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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