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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화장실 혁명' 선언…"위대한 지도자 연출 선전공작"

중앙일보 2017.11.28 11:01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의 비데 공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이 지역 비데 산업은 지난해 605만 달러(약 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의 비데 공장에서 직원이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이 지역 비데 산업은 지난해 605만 달러(약 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화장실 혁명’을 선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전국 각지의 화장실을 깨끗하게 정비하라고 지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화장실 환경이 낙후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이 일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국민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두루 살피는 위대한 지도자를 연출하기 위한 선전공작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린픽 때 대도시 화장실만 개선
"2012년 주석 오른 뒤 농촌 시찰 때 화장실 챙겨"
"7년간 '하방' 때 화장실 문제에 관심가지기 시작"
마오의 '제사해(四害)운동' 빗대 '무리한 개혁' 비판도

중국 관영 중국 중앙(CC)TV는 27일 오후 7시뉴스에서 시 주석의 ‘화장실 혁명’ 지시를 톱으로 다뤘다. 시 주석은 “화장실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면서 “관광지나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농촌에서도 대중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2008년 중국 당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화장실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당시 베이징 첸먼 거리에 새로 생긴 공중 화장실의 모습. [중앙포토]

2008년 중국 당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화장실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당시 베이징 첸먼 거리에 새로 생긴 공중 화장실의 모습. [중앙포토]

중국 당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주요 대도시의 화장실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 도시와 농촌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만 해도 재래식이 대부분이어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사용하기 불편하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은 2012년 주석직에 오른 이후 줄곧 화장실 문제를 중시해왔다”며 "지방을 시찰할 때마다 농촌에서 농민들의 화장실 사용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로 전국 유명 관광지의 화장실을 3개년 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앙포토]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로 전국 유명 관광지의 화장실을 3개년 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중앙포토]

2015년에도 시 주석의 지시로 중국 국가관광국이 전국 관광지를 대상으로 화장실 3개년 정비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말 갑자기 목표를 6만8000개소로 상향했다.  
닛케이는 “시 주석의 화장실 개선에 대한 관심은 문화대혁명 시절 산시(陝西)성 시골마을로 하방(下放)하면서 시작됐다”며 “청년 시절 7년간의 체험이 녹아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 주석이 남녀공용 공중 화장실을 부수고 성별 칸막이가 있는 화장실을 세웠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일각에선 마오쩌둥의 “쥐·파리·모기·참새를 박멸해야 한다”는 한마디로 시작된 1958년의 제사해(除四害) 운동에 빗대 시 주석이 무리한 개혁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15억 인구가 사용하는 화장실을 단숨에 현대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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