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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했는지 몰라도 품위손상" 외교부 '여성 열등' 발언 국장 감사 '뒷말'

중앙일보 2017.11.28 10:55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유지혜 기자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유지혜 기자

 
지난 9월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한 외교부 국장급 간부에 대한 외교부의 내부 감사 과정이 계속 ‘뒷말’을 낳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가 외교부 A국장에 대해 경징계 의결 요구를 결정한 이유를 출입기자단에 설명한 것은 10월20일이었다. 보도 내용은 A국장이 세계일보 기자를 포함, 출입기자 3명과 함께 한 저녁 자리에서 “여자는 열등하다”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이 당국자는 “과거 조선시대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취지라 성차별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통상의 서면경고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를 결정한 것이라 부 안팎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A국장에 대한 감사 보고서가 유출됐다. 외교부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따라 보고했다”고 밝혔다. 징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건 이례적이다. 게다가 여기엔 A국장뿐만 아니라 기자 세 명의 정보까지 담긴 채였다. 한 전직 외교관은 “이런 감사보고서는 사실상 비밀문서로, 아직 징계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통상 제출할 수 없다고 국회에 소명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유출된 감사 보고서에는 10월20일 외교부의 설명에는 없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국장이 당시 저녁 자리에서 위안부 관련 발언도 했으며, 이 역시 징계 사유로 반영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설명 때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출입기자단의 문제 제기에 대해 외교부는 27일 서면 입장을 내놨다. 처음부터 위안부 관련 발언도 조사는 했지만 10월20일 당시에는 징계 사유가 아니었고, 나중에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서 추가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사석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이 언론에 공개돼 공무원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직접적 결과가 발생했을 때 징계 사유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외교부가 언급한 보도에는 “외교부가 A국장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발언 등 전반을 조사했다”고만 돼 있다. 외교부가 ‘공무원 전체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한 발언의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한 듯 외교부는 “이 발언이 징계 사유가 되는지와는 별개로, 장관이 모든 조사 내용을 보고서에 넣으라고 추후 보완을 지시했다”고도 했다. 징계 사유인지를 떠나 강경화 장관의 지시가 중요한 추가 배경이었다는 것이다. 징계권을 가진 강 장관의 의지가 있었다는 취지다.
 

감사 보고서에는 위안부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A국장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 명에 대해 “쓸데없이 똑똑한 어르신”, “날 괴롭게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돼 있다. 동석자 중 한 명이 제보한 내용이다. 하지만 A국장은 ‘쓸데없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으며, “빈소에 가면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는)할머니께서 날 알아보시고 장관에게 ‘저 사람이 왜 아직 저 자리에 있느냐’고 하실 만큼 기억력이 좋으시다”고 말했다고 진술해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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