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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사드 관련 군사 협의 하자는데 … 외교부 “전달했다” 국방부 “내용 모른다”

중앙일보 2017.11.28 01:28 종합 3면 지면보기
“10·31 (한·중) 발표에 언급된 사드 체계 문제에 대한 양국 군사 당국 간 소통과 관련해 외교부와 국방부는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 시 논의 내용도 외교부와 국방부는 소통하면서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다.”
 

강경화 방중 때 받은 제안 놓고 혼선
외교·국방부 “소통 중” 뒤늦게 진화

27일 오후 4시 외교부와 국방부가 동시에 내놓은 입장이다. 두 문장에 불과한데, 두 차례나 두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문제에 관한 한·중 군사 당국 간 협의를 가급적 빨리 열자고 공식 제안한 데 대해 한국 외교안보 당국 내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한 반박 차원이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달랐다. 이날 오전만 해도 외교부 당국자가 “지난 24일 국장급 선에서 국방부에 해당 내용을 문서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군사 당국 간 협의가 있을 듯한 뉘앙스였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가 “강 장관의 방중 성과를 설명하는 문서를 외교부로부터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 안에 한·중 군사회담 개최에 관해 외교부와 협의하자는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한·중 군사 당국 회담은 다음달 한·중 정상회담 이후에 협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중 군사 당국 간 진행되는 얘기는 없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혼선은 23일 시작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베이징 특파원들에게 강 장관의 방중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군사 당국 간 협의를 언급하면서 “중국이 군사 당국 간 협의를 조속히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귀국하면 국방부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하지만 다음날인 24일 “지금까지 그와 관련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문상균 대변인)고 했다.
 
중국에서 조속한 대화를 희망했다곤 하나 대화 여건이 썩 좋지 않은 상태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 부장(한국의 장관급)이 교체 대상이어서다.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빠지면서다. 외교 소식통은 “내년 상반기 중국 국방부장이 바뀔 것”이라면서 “그 이전에는 양국의 차관 또는 차관보급이 만날 수밖에 없다.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면 대체적 일정이 잡힐 것 같다”고 예상했다.
 
국방부로서는 한·중 군사 당국 회담을 서두르기는커녕 가급적 늦췄으면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중국은 회담을 통해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하지 않음을 기술적으로 보증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자산인 사드에 대해 한국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과 중국의 군사교류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전면 중단됐다가 지난달 24일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 Plus)’를 계기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면서 재개됐다.
 
이철재·유지혜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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