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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취임 “보수·진보 이분법 경계해야”

중앙일보 2017.11.28 01: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이진성 신임 헌법재판소장 취임식이 27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선애·서기석·안창호·김이수 헌법재판관, 이 헌재소장, 김창종·강일원·조용호·유남석 헌법재판관. [김춘식 기자]

이진성 신임 헌법재판소장 취임식이 27일 오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선애·서기석·안창호·김이수 헌법재판관, 이 헌재소장, 김창종·강일원·조용호·유남석 헌법재판관. [김춘식 기자]

이진성(61) 헌법재판소장이 27일 오전 취임식을 하고 소장 임기를 시작했다. 이 소장의 임기는 내년 9월 19일까지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소장 퇴임 뒤 헌재는 10개월 동안 소장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됐다. 박 소장 퇴임 뒤부터 지난 11일 유남석 재판관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8인 또는 7인 체제(헌법재판관 자리는 총 9석)로 운영되기도 했다.
 

대행 체제 열 달 만에 정상화
“하루 근무하더라도 6년처럼”
병역거부·낙태 판단 속도 낼 듯

이 소장은 취임식에서 “단 하루를 근무하더라도 6년을 근무하는 것처럼 책무를 다하겠다. 소장 공백 동안 상처받은 우리의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선례를 존중하면서도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선례나 문헌도 중요하지만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부였다. 그는 “우리는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가 안정적인 체제를 다시 갖춤에 따라 주요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조정에 대한 위헌 여부 판단이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헌재는 2011년 8월 재판관 7명의 합헌 의견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규정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했다. 당시 심판에 참여했던 재판관은 모두 퇴임했고, 헌재는 지난해 말 이 사건의 결론을 낼 계획이었으나 탄핵심판과 재판관 공백사태 때문에 미뤄져 왔다. 이 소장과 유 재판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대체복무제 도입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낙태금지법 위헌 여부도 관심사다. 이 소장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했듯이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청문회에서 견해를 밝혔다. 유 재판관도 “원칙적으로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에 관한 최상위 기본권인 태아의 생명권이 우선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예외적으로 임신 초기 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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