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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서울에 이렇게 많은 스페인 셰프가 있다니

중앙일보 2017.11.28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스페인 요리가 인기다. 최근 전문 식당이 크게 늘었다. ‘스페인 야시장’의 알렉스 알레한드로 헤드셰프. [사진 권혜림]

스페인 요리가 인기다. 최근 전문 식당이 크게 늘었다. ‘스페인 야시장’의 알렉스 알레한드로 헤드셰프. [사진 권혜림]

스페인은 요즘 한국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스페인 방문객 수가 2013년 11만 명에서 2015년 31만 명으로 껑충 뛰더니 2016년엔 45만 명이나 스페인을 다녀왔다.
 

서울에만 스페인 레스토랑 48곳
식당마다 특성 살린 메뉴 내놔
스페인 오너 셰프도 느는 추세

여행은 한순간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녀온 후에도 그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그리워한다. 이때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음식이다. 곤살로 오르티스 주한 스페인 대사는 “여행 중 스페인 요리를 맛본 사람들은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그 음식을 다시 경험하기 원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페인 음식을 파는 식당이 관광객 수 증가와 더불어 크게 늘었다. 주한 스페인 상공회의소는 서울에만 총 48개의 스페인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있다고 집계했다. 2006년 국내 최초의 스페인 요리 전문점을 내세우며 홍대 인근에 문을 연 ‘엘 쁠라또(EL PLATO)’가 생긴 지 불과 10여 년 만에 말이다. 2009년 가로수길에 ‘스페인클럽’을 연 이세환 헤드셰프는 “문을 열 당시 서양 음식이라면 이탈리아 요리만 떠올렸는데 스페인을 다녀온 사람이 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스페인 경험이 없는 사람도 스페인 요리의 매력에 스페인 식당을 찾는다. 스페인은 ‘유럽의 키친’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있는 데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미식의 천국이다. 또 마늘이나 쌀을 이용하는 요리가 많아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스페인 요리의 인기를 보여주듯 ‘스페인 레스토랑 가이드 서울’이 나왔다. 스페인 음식 전문 칼럼니스트 권혜림씨가 주한 스페인 상공회의소(ESCCK)와 협업해 서울과 수도권의 스페인 식당 23곳을 추려 내놓은 것이다. 다른 지역 요리와 섞이지 않고 스페인 음식만 요리하거나, 스페인 셰프가 있거나, 스페인 전통을 기본으로 한국 제철 식자재를 이용해 자신만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레스토랑들이다. 주한 스페인 상공회의소 홈페이지(www.escck.com)에서 국문·영문·스페인어로 확인할 수 있고 2018년엔 책으로도 발간한다.
 
‘따빠스 구르메’의 판 콘 토마테. [사진 권혜림]

‘따빠스 구르메’의 판 콘 토마테. [사진 권혜림]

3년 전 스페인 친구가 직접 만들어준 판 콘 토마테(빵 위에 생마늘을 슥슥 문지른 후 간 토마토와 올리브유를 바르고 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것)를 처음 맛본 후 스페인 요리에 빠진 권 칼럼니스트는 이후 스페인 요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판 콘 토마테처럼 스페인 요리는 재료 고유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깊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표 요리인 타파스를 보면 알 수 있듯 함께 나눠 먹으며 편하게 대화하고 더욱 친밀해질 수 있는 정이 있는 요리”라고 설명했다.
 
찾는 사람도, 만드는 식당도 늘면서 스페인 현지의 맛을 제대로 재현해내는 레스토랑이 늘고 있다. 이 중엔 스페인 현지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곳도 있다. 엘꾸비또·엘따뻬오·소브레메사·스페인클럽(가로수길 본점)·스페인야시장 5곳엔 스페인 셰프가 주방을 맡고 있다. 서울 서초동 ‘소브레메사’는 스페인 유명 셰프 후안 로카의 제자인 에드가 케사다 피자로 셰프가 운영한다. 바르셀로나 출신 마누엘 만사노 셰프는 ‘더 셰프’라는 케이터링 업체를 운영하며 최소 5명 이상의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 스페인 요리를 해주는 프라이빗 셰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요리의 기본인 식재료를 스페인 현지에서 공수받는 곳도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로 요리 유학을 다녀온 윤혜성 셰프가 스페인 출신 남편 라울과 함께 운영하는 ‘꼬메이베베’(연남동)다. 발렌시아에 사는 시부모가 시장에서 직접 장을 봐 요리에 사용하는 주재료와 향신료 등을 보내준다.
 
‘마이무’의 파에야. [사진 권혜림]

‘마이무’의 파에야. [사진 권혜림]

권 칼럼니스트는 “몇 년 전만 해도 파에야를 그저 스페인식 볶음밥으로만 생각해 팬에서 밥과 해산물을 볶아 파에야라며 내는 식당이 있었다”며 “원래 파에야는 육수에 쌀을 조금씩 나눠 넣고 휘젓지 않은 채 수분을 날리며 조리하기 때문에 만들기 어려운 요리”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제대로 하는 곳이 많다. 가령 ‘따빠마드레’(신문로2가)는 스페인 봄바쌀(발렌시아에서 재배하는 품종으로 주로 파에야에 쓴다)을 공수해 와 파에야를 만든다. ‘떼레노’(가회동)는 바닷가재 넣은 파에야(코스 중 하나), ‘모멘토스’(이태원동)는 오징어 먹물 파에야가 유명하다. 낙성대 에 있는 ‘마이무’(봉천동)는 대형 파에야 팬으로 만든 파에야를 맛볼 수 있다.
 
‘엘따뻬오’의 하몽 요리. [사진 권혜림]

‘엘따뻬오’의 하몽 요리. [사진 권혜림]

스페인 집밥이 궁금하다면 ‘엘따뻬오’(봉천동)를 가면 된다.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 마르타 조르다 셰프가 감자·달걀·하몽이 들어간 비벼 먹는 타파스(Tapas·스페인에서 식사 전에 술과 곁들여 간단히 먹는 소량의 음식)를 맛볼 수 있다. 스페인식 오믈렛 ‘토르티야 에스파뇰라’나 돼지 튀김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캐주얼한 분위기의 동네 맥줏집 같은 타파스 바도 있다. 감바스 알 아이효(새우·마늘·올리브오일 등을 넣어 만든 음식)를 유행시킨 ‘스페인클럽’(가로수길 본점을 비롯해 모두 7개 매장)이 대표적이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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