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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경쟁 붙은 IRP … 잘 따져보고 가입하세요

중앙일보 2017.11.28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공무원인 안모 씨(43)는 올해 연말정산을 앞두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처음엔 정기적금을 고려했지만 지난 7월부터 공무원도 IRP에 가입할 수 있게 돼서다. 무엇보다 절세 혜택이 끌렸다. 이미 개인연금저축(펀드·보험·신탁 가운데 펀드)으로 세액공제 400만원을 받고 있지만, IRP에 들면 300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근로자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돈
증권사 수수료 면제 … 은행도 내려
인터넷·모바일로 가입 땐 더 혜택
300만원 한도 세액공제까지 받아

연말정산이 다가오면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금융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두 상품이 개인연금저축과 IRP다. 특히 IRP는 지난 7월 가입 대상이 사실상 전 국민으로 확대되면서 관심이 커졌다. IRP 판매사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시작한 수수료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복잡하고 금융회사마다 다른 수수료만 잘 알아도 내게 맞는 IRP를 택할 수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IRP 수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IRP 자체에 부과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첫 번째다. 보통 한 회사가 운용관리와 자산관리를 함께 하기 때문에 통합해서 낸다. 또 한가지는 IRP가 투자하는 상품(주로 펀드)에 붙는 보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27일 “연금 계좌로 투자하는 펀드 상품의 총 보수는 일반적으로 투자할 때보다 20~30%가량 낮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IRP ‘껍데기’(계좌)와 ‘알맹이’(투자 상품) 두 곳에 각각 수수료가 생기는 셈이다.
 
수수료 인하 불씨는 증권사가 지폈다. 낮은 수익률에 수수료까지 떼고 나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따로 붙지 않는 개인연금저축보다 좋을 게 없다는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주로 손댄 수수료는 개인적립금 수수료다. 퇴직하거나 이직하는 근로자는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IRP는 회사가 넣어주는 퇴직금에, 근로자 스스로 추가 납입해 돈을 굴리도록 설계돼 있다. 한도는 연 1800만원이다. 이때 개인이 추가로 넣는 적립금에 대해선 수수료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세액공제 혹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퇴직금 외에 개인 돈을 많이 넣으려는 투자자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해당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가입할 때 개인적립금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는 그대로 받되 ‘알맹이’에 붙는 비용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하는 상품 종류가 많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대신증권은 IRP 계좌로 실적 배당 상품에 투자할 때 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은행도 하나둘씩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개인적립금에 대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은 없다. 대부분 개인적립금에 대해 0.2%대, 퇴직금에 대해 0.5% 내외 수수료를 매긴다. 다만 비대면으로 가입할 때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장기 계약에 대해서도 혜택이 있다. 증권사보다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한창용 NH투자증권 연금지원부 과장은 “증권사는 수수료가 낮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수가 많은 점이 강점이고 은행은 넓은 영업망과 인접성이 좋다”며 “본인에게 맞는 채널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RP 가입자 중 연봉 5500만원 이하는 16.5%, 5500만원 이상이면 13.2%를 300만원(연금저축까지 7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 받는다. 가입 후 5년이 지나고 만 55세가 되면 연금 형식으로 돌려받는다. 그러나 투자자 관심을 높이려면 수수료 인하뿐 아니라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증권사 IRP 1년 치 수익률은 2% 내외다. 투자자문사 플레인바닐라의 이재욱 대표는 “IRP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나, 법인에 초점을 맞춘 영업 방식으로는 개인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도 인출이 어려운 점도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IRP는 만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하거나 연금 외 목적으로 인출하면 세액공제 받은 돈과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를 납부해야 한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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