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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자동차 영업사원 10여 년 생활 접고 고품질 양송이 재배로 부농 꿈꿔"

중앙일보 2017.11.28 00:02 5면 지면보기
30대의 패기 넘치는 자동차 영업사원이 농부로 변신(?)했다. 충남 부여군 석성면에서 양송이 농장을 운영하는 젊은 농부 김정호(36·사진)씨의 이야기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10년간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결혼과 함께 귀농해 양송이를 재배하고 있다. 귀농·귀촌 시대를 맞아 김씨에게서 농부가 된 사연을 들어봤다.
 

30대 귀농인 김정호씨

영업사원에서 농부가 되기로 결심한 배경은.
“경기도 수원시의 자동차 대리점에서 영업사원으로 10년간 근무했다. 25세인 2004년부터 자동차를 판매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고객의 집까지 새 차를 직접 인도하는 일도 담당했다. 그러던 중 2013년 6월께 출고된 차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충남 부여군에 가게 됐다. 당시 고객은 양송이를 재배하고 있었다. 운명처럼 만난 양송이가 유난히 예뻐 보였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눈이 부셨는데, 양송이가 딱 그랬다. 당시 나는 결혼을 5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수원 집으로 올라오자마자 예비 신부(조경미씨·36세)에게 ‘결혼하고 양송이를 재배하며 살까’라고 물었다. 둘 다 연애 시절부터 귀농의 꿈을 안고 있었기에 흔쾌히 귀농을 결정했다. 그해 11월 결혼 후 12월에 부여의 현재 집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직장을 정리하고 그다음 해인 2014년 4월 부여군으로 이사와 지금의 하우스를 꾸렸다. 하우스 이름은 ‘눈부셔 양송이 농장’이다(웃음).”
 
재배하는 양송이의 차별점은.
“국내 양송이의 60%가량이 부여군에서 재배된다. 부여의 특산물인 만큼 품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사실 양송이는 농부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다량 생산할 수 있다. 보통 하우스 1개 동에서 많으면 평당 40~60㎏까지 생산된다. 하지만 양송이 한 개를 키우더라도 제대로 공들여 키우자는 게 우리 부부의 농사 철학이다. 돈에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양송이를 평당 20~25㎏만 생산한다. 모든 식물에 가장 좋은 건 그 자체의 식물이다. 벼농사의 경우 수확한 벼를 갈아서 논에 뿌리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양송이를 재배할 때 농약이나 영양제 사용을 줄이고 양송이로 만든 효소를 사용해 양송이 품질을 높였다.”
 
농사를 시작할 때 시행착오는 없었나.
“양송이에 반한 뒤 급하게 농사를 시작하는 바람에 처음엔 혼란스러웠다. 부여 주민 입장에선 우리 부부가 외지인이었다. 부여에 아무 연고가 없어 땅을 구입하는 것부터 홀로 알아서 해야 했다. 게다가 양송이 농사법을 몰라 처음 양송이의 매력을 알려준 고객의 하우스에서 양송이 재배·수확법을 알음알음 익혔다. 맨땅에 헤딩하며 재배법을 익혀갔다. 양송이는 퇴비를 뿌린 뒤 45일 후 수확한다. 농사 초기엔 농법에 서툴러 양송이가 하나도 자라지 않아 퇴비 값을 날린 적도 있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서 처음 시행한 귀농귀촌종합센터 청년귀농귀촌교육농장시범사업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해 양송이 재배·수확 기술과 농장 디자인 방법을 배우고 있다. 나처럼 귀농한 농부 5명이 체계적으로 교육받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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