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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3000여명 대교에서 투신 시도... 난간이 대안될까

중앙일보 2017.11.28 00:01
지난 2014년 7월 마창대교에서 자살시도자를 마창대교 순찰요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주)마창대교]

지난 2014년 7월 마창대교에서 자살시도자를 마창대교 순찰요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주)마창대교]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과 마산합포구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 부산에서 온 50대 여성이 만취 상태로 택시에서 내려 대교 위를 어슬렁거렸다. 마창대교 관제실에서 폐쇄회로TV(CCTV)로 이 같은 모습을 지켜보던 순찰 요원들은 이 여성을 ‘투신 의심자’로 판단해 즉각 차를 타고 1분여 만에 현장으로 출동했다. 가정불화로 투신하려던 이 여성은 현장에 출동한 순찰 요원들의 설득에 마음을 돌려 다행히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지난 2008년 7월 개통한 마창대교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경남도 최근 마창대교에 자살 예방 안전난간 추가로 설치
회전식 원통형 난간으로 만들어 투신자들 접근 힘들어
2012년부터 최근까지 3000여명 대교에서 투신 자살 시도
전문가들 안전난간과 함께 투신자들 마음 돌릴 대화 창구도 마련해야

경남도는 지난 2008년 개통한 마창대교에 해상구간 1.7㎞(편도) 양방향에 안전난간을 기존 1m에서 2m로 높이는 보강공사를 최근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이 같은 투신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마창대교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3명이 투신해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창대교에서 투신하려다 마창대교 측이 저지해 실패한 횟수도 79명에 달한다.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에서 바라본 마창대교. 위성욱 기자.

창원시 성산구 귀산동에서 바라본 마창대교. 위성욱 기자.

마창대교 양쪽에 새로 설치된 안전난간. [사진 (주)마창대교]

마창대교 양쪽에 새로 설치된 안전난간. [사진 (주)마창대교]

 
기존 마창대교에는 15대의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어 24시간 대교 위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차량이 30㎞ 이내로 서행할 때에는 사이렌이 울려 경고를 하기도 한다. 순찰차가 1시간마다 대교를 오가고 8명의 순찰 요원이 2인 1조로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지만, 투신자를 막기에는 그동안 역부족이었다. 보통 투신자들이 차에서 내려 1m 난간을 넘어 바다로 뛰어드는데 15초 남짓 시간이 걸리는데 마창대교 측이 사전에 이상 차량을 발견해 출동해도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30초~1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마창대교 순찰 요원 중에는 바다에 뛰어드는 투신자를 구하려 옷가지를 잡았다가 자신도 함께 빠질뻔한 위험천만한 경험을 한 요원도 적지 않단다. 마창대교 관계자는 “투신자를 인력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고 위험하기도 해 새 안전난간을 추가로 설치하게 된 것이다”며 “오랜 기간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안전난간을 만들어 실제 투신자의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창대교에 새로 설치된 안전난간을 시스템코리아 박세만 대표(앞쪽)와 마창대교 김호윤 대표가 살펴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마창대교에 새로 설치된 안전난간을 시스템코리아 박세만 대표(앞쪽)와 마창대교 김호윤 대표가 살펴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추가된 안전난간(롤린더 시스템·Rotating+Cylinder)은 그냥 높이만 높인 것이 아니다. 투신자가 난간에 오를 수 없게 각종 장치가 숨어 있다. 투신자가 난간을 오르지 못하게 난간을 잡거나 밟으면 빙글 돌아 미끄러지는 회전식 4단 원통으로 돼 있다. 또 이 난간을 지지하는 지지대 뒤쪽은 쇠창살처럼 뾰족하게 만들어져 있어 손으로 잡을 수 없게 해 놓았다. 원통과 원통 사이는 15㎝ 간격이어서 성인이 통과할 수 없는 간격이다. 실제 이날 기자가 직접 추가된 안전난간에 오르려고 몇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롤린더 시스템을 개발한 시스템 코리아 박세만 대표는 “2010년 전후로 미국에서 가장 투신자가 많은 금문교 기사를 접하고 안전난간을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이후 6년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테스트를 거친 뒤 특허를 획득해 국내에서는 마창대교에 최초로 안전난간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창대교에 설치된 안전난간 모습. 위성욱 기자

마창대교에 설치된 안전난간 모습. 위성욱 기자

안전난간은 또 다른 목적도 있다. 기존 안전난간의 경우 높이가 1m밖에 되지 않아 차량 운전자들이 다리를 지날 때 불안감이 컸는데 이 같은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는 목적도 있다. 마창대교 김호윤 대표는 “기존 안전난간도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돼 있고, 차량이 부딪치더라도 난간을 넘어 차량이 추락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어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운전자들의 불안 심리를 낮추기 위해 추가로 1m 더 안전난간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대교에 세워져 있는 위로 동상. 김경록 기자

서울 마포대교에 세워져 있는 위로 동상. 김경록 기자

 
투신은 마창대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최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교량 자살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다리에서 3113건의 자살시도가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09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경기(151건), 인천과 강원(각 120건), 충남(103건), 경북(99), 경남(95)
등의 순이었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마포대교(796건)가 가장 많고, 한강대교(194건)와 양화대교(107건)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투신자가 몰린다는 마포대교는 지난해 말 마창대교처럼 다리 난간을 높인 뒤 투신 시도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마포대교 투신 시도자 수는 150명으로 지난해(211명)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일부 대교는 대교 아래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자살 방지 문구를 대교 난간에 부착해 자살 방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투신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정불화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대교 위로동상 모습. 김경록 기자

마포대교 위로동상 모습. 김경록 기자

그렇다면 왜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 대교를 자주 찾는 걸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투신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하는 심리를 갖게 된다”며 “그래서 유명한 대교 등 사람들이 잘 아는 곳, 투신 장소로 소문이 난 곳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교에서 투신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난간을 높이는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투신자들이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근본적인 소통 시스템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안전 난간 등의 하드웨어는 일시적으로 투신이 힘들게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원적인 처방은 아니다”며 “투신자들이 대교에 왔을 때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는 것이 보다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임명수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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