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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만들기 문재인 정부 과제는…"통일보다 평화가 먼저"

중앙일보 2017.11.27 18:03
북한이 70여 일간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있지만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정보기관 등에서는 북한의 연내 추가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70여 일을 앞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한반도 정세의 주요 반등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먼저’라는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다.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스님)이 창립 13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는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한 다양한 전략들이 제시됐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기조발제에 나선 홍석현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멀리 있는 통일을 말하기 전에 가까운 평화 만들기에 담론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통일보다 평화가 먼저다. 평화가 쌓여야 통일이 온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한국 정부의 역할론과 관련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ㆍ미ㆍ일ㆍ중ㆍ러 5자 공조의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핵 개발에 따른 기회비용을 극대화함으로써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면서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왔을 때 5자가 제시할 수 있는 포괄적 타협안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타협안에는 핵 포기에 따른 안보적, 경제적 인센티브를 극대화시키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카다피와 달리 핵을 포기해도 체제의 안전은 물론이고, 경제 발전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김정은에게 심어줄 수 있을 때 비로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가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또 한국이 “북ㆍ미 간의 불신의 간극을 메워주는 촉매 역할도 해야 한다”며 “경제ㆍ문화ㆍ스포츠 분야를 망라한 민간의 모든 채널을 풀가동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남북과 북ㆍ미 채널이 동시에 가동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홍 이사장은 이어 “독일이 통일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도 여야를 초월한 서독의 일관된 대동독 정책 추진이었다”며 “지금이라도 국민대토론 등을 통해 국론을 결집해나가야 한다. 평화는 안에서 먼저 시작해 밖에서 완성된다”고 역설했다.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토론 장면. 왼쪽부터 김흥규 아주대학교 중국정책연구소장, 김창수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 박명규 서울대 교수,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박영준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우상조 기자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토론 장면. 왼쪽부터 김흥규 아주대학교 중국정책연구소장, 김창수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 박명규 서울대 교수,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박영준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우상조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현 정부의 정책을 두고 토론이 진행됐다. 김창수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평화와 상호존중을 원칙으로 두고, 지속 가능한 대북 정책을 위해 국내적으로는 통일국민협약, 북한과는 남북기본협정, 국제적 측면에서는 평화협정 체결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현 정부의 ‘균형 외교’ 개념은 흔히 말하는 미ㆍ중이나 중ㆍ일 사이의 균형자 외교가 아니라 조화 혹은 중용 외교에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며 “‘3노(3No: 사드 추가 배치 검토,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 한ㆍ미ㆍ일 군사동맹 안한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한ㆍ미ㆍ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3국이 안보 협력은 하되 대(對) 북한용이지 중국용이 아니라는 것임을 공개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협력 고리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표방하며 서쪽으로 가겠다고 하고, 미국은 인도ㆍ태평양 정책으로 바다를 에워싸며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러한 미ㆍ중에 대해서 한반도 문제에서 절대 전쟁은 안된다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외교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탈북자 중에서 재벌도, 대학교수도 나올 수 있는 모범적 케이스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미래를 준비하는 중장기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는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외교·국방·통일 전문가들의 전략이 나왔다.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의 두번째 토론 '한반도를 위한 제언'이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최 교수, 신각수 전 주일대사, 문성묵 전 남북장성급회담 대표. 강정현 기자

평화재단 창립 13주년 기념 심포지엄 '기로에 선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의 두번째 토론 '한반도를 위한 제언'이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최 교수, 신각수 전 주일대사, 문성묵 전 남북장성급회담 대표. 강정현 기자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우리가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가 없다고 하는데, 남의 레버리지도 빌려쓰는게 외교”라며 “북한과 핵 게임을 할 때 ‘1대 5’의 구도, 중ㆍ러를 포함해 ‘북한 대 국제사회’의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묵 전 남북장성급회담 대표는 “안보와 평화는 다른 말 같지만 사실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안보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고, 안보의 결과는 평화”라며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ㆍ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ㆍ대량응징보복)와 미 전략 자산 순환 배치 확대 등을 통해 우리 스스로의 힘을 강력히 만드는 것이 북 도발을 억제하고 스스로 핵을 내려놓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대북 정책을 통해 평화를 지키는데는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보수건 진보건 상대방에 대해서 너무 비하하는 말들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스님은 ‘닫는 말’을 통해 “북한은 북한대로, 한ㆍ미ㆍ중은 각자의 입장대로 얘기하고 있는데 바둑에서도 자기 적을 잡을 생각만 하다가 대패한다. 조금 다른 각도로 보고 상생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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