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년 앞둔 한 경찰관의 안타까운 죽음

중앙일보 2017.11.27 17:58
[연합뉴스]

[연합뉴스]

 
공무 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후유증을 겪던 경찰관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김모(57) 경위는 27일 오전 인천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난해 공무 중 교통사고를 당한 뒤 후유증으로 해당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 경위는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고속도로에서 인피니티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춰 서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김 경위는 견인차 도착 전까지 사고 현장을 수습했다. 수신호를 하며 차들을 통제하던 중 한 승용차가 미끄러지듯 돌진했고, 앞서 사고로 멈춰서 있던 인피니티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충격으로 360도 회전하던 인피니티 승용차는 김 경위를 치어 도로 위에 쓰러뜨렸다.
 
그는 당시 의식을 잃지 않았지만 “가슴이 자꾸 아프다”며 동료 경찰관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이 사고로 가슴 쪽 동맥혈관이 파열된 김 경위는 오전 11시부터 9시간 동안 인조 혈관을 몸에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그는 무릎 십자인대도 파열돼 또 다른 병원으로 옮겨 다니며 입원과 수술을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병가 180일과 개인 연가를 다 썼지만 치료는 끝나지 않았고, 올해 9월 13일부터는 3개월간 휴직을 신청했다.
 
인천경찰청은 그가 공무 중 교통사고를 당한 점을 고려해 공무원연금공단, 경찰공제회 등과 함께 요양비용과 치료비 등을 지원했다.  
 
그러나 김 경위는 사고 당시 기억과 그 충격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고, 정년을 3년 남겨두고 사고 11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김 경위와 함께 근무한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의 한 직원은 연합뉴스를 통해 “김 경위는 항상 차분하며 성실하게 일하면서도 동료를 늘 배려하던 분이었다”며 “근무 중 당한 사고로 오랜 시간 치료를 받다가 생을 마감해 안타깝다”고 슬퍼했다.
 
김 경위는 다음 달 4일 위험직무 공상 경찰관에게 주는 옥조근조훈장을 받을 예정이었다. 또 경찰청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관한 생명존중 대상 수상자로 선정돼 같은 날 치료비 명목의 상금 2000만원도 받게 돼 있었다.  
 
인천경찰청은 생명과 재산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위험직무 순직’이나 직무 수행 중 사고나 관련 질병으로 숨진 ‘공무상 사망’ 등을 이유로 김 경위가 순직 처리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