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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상급자 지시 기록 남기고 검사 이의제기권 강화하기로

중앙일보 2017.11.27 16:18
앞으로 검찰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시가 모두 기록으로 보존된다.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막기 위해서다. 담당 검사가 상급자에게 이의제기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된다.
 

대검 검찰개혁위, 사건 처리 투명화 권고안 마련
상급자 지시 기록 남겨 오해와 논란의 소지 차단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는 이런 내용의 ‘검찰 의사결정 투명화 방안’ 등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대검은 개혁위의 권고를 수용해 조만간 관련 규칙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이행하기로 했다.
 
개혁위에 따르면 우선 검찰청의 결재 과정에서 상급자의 지휘‧지시를 기록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영장청구‧기소 등 수사과정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재 과정에 주임검사와 상급자 사이의 이견까지 기록하도록 해 불필요한 의혹을 사전에 차단토록 했다.
 
9월 19일 송두환 검찰개혁위원장(왼쪽)이 대검에서 열린 위원회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무일 검찰총장. 최정동 기자

9월 19일 송두환 검찰개혁위원장(왼쪽)이 대검에서 열린 위원회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무일 검찰총장. 최정동 기자

 
개혁위가 이런 방안을 제시한 것은 검찰 내 상급자의 구두 지시 등이 부당한 지시 논란으로 확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급자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징계를 받았던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는 징계 취소 소송에서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모두 승소했다. 임 검사는 지난 8월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과거 음주‧무면허 전과 10범인 현행범에 대해 소속 검찰청 검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제주지검의 한 검사가 사기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려 하자 지검장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이어 법원에 접수한 영장 청구서를 차장검사가 임의로 회수했다며 감찰 조사를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대검은 감찰조사를 벌여 해당 차장검사를 감봉 징계하고 지검장에게는 경고 조치했다.
 
개혁위는 또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사의 이의제기권’이 실질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체화하라고 권고했다. 이의제기 전 숙의를 거치고, 서면에 의해 이의제기를 하며, 수명 의무 및 불이익을 금지한다는 등의 규칙을 명문화하도록 했다. 검사가 낸 이의제기서는 10년간 보관토록 했다.
 
개혁위는 형사기록 공개 범위도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당사자 간 분쟁의 성격이 강한 고소 사건의 경우 특칙을 신설해 원칙적으로 쌍방의 진술과 제출 자료를 모두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규정으로는 사건 당사자는 본인의 진술과 제출 자료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다만 수사 중인 고소 사건으로 강제 수사가 필요하거나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제한을 두도록 했다. 또 유기징역형의 상한선이 50년으로 늘어나고 재심청구 등 과거 사건의 수사와 재판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형사기록의 보존 기간을 대폭 연장하고 재심에 대비한 기록 보존제도를 시행토록 했다.
 
위원회의 이런 권고안에 대해 문무일 총장은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화하고 형사기록 공개 확대 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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