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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작은거인 메레디스, 타임지 현금 18억 달러에 인수키로

중앙일보 2017.11.27 15:02
 
 출판계 ‘작은 거인’ 메레디스가 시사주간지 타임을 현금 18억5000만 달러(약 2조원)에 인수한다.

1923년 발행된 타임지 새 주인에
부채 28억 달러 떠안는 조건으로
코흐 형제 6억달러 끌어들여 계약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레디스는 타임의 모든 지분을 주당 18.5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뉴욕증시에서 타임의 종가는 주당 16.9달러, 시가총액은 16억8000만 달러이다. 지난 24일 종가(16.9달러)에 비해 46% 프리미엄이 얹어진 가격이다. 현금 18억5000만 달러를 내고 28억달러에 달하는 부채까지 떠안는 계약이다. 메레디스의 인수절차는 내년 1분기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사주간지 타임을 인수키로 한 미국 아이오와주 메레디스 본사. [AP=연합뉴스]

시사주간지 타임을 인수키로 한 미국 아이오와주 메레디스 본사. [AP=연합뉴스]

 
메레디스는 ‘베터 홈스 앤 가든’, ‘패밀리 서클’과 같은 월간지를 포함해 케이블TV 지역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메레디스는 지난 6월 결산 결과 잡지에서 10억8000만 달러, 케이블TV 지역방송국 사업에서 6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미디어 기업가운데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꼽힌다. 본사는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있다.
 
메레디스의 타임 인수에는 미국 10대 부호로 꼽히는 석유재벌 찰스ㆍ데이비드 코흐 형제가 거액을 투자했다. 코흐 형제는 사모펀드를 통해 타임지 인수에 6억 달러(약 6500억 원)를 쏟아부었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미국 4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코흐 형제는 각 485억 달러(약 53조 원)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특히 남부 지역에서 공화당의 큰손 후원자로 보수진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코흐 형제의 사모펀드는 메레디스의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편집,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메레디스가 워낙 남부 미국쪽 성향이고 여성과 가족 등 다소 소프트한 이슈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잡지를 발행하고 있는 터라 타임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일부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메레디스는 인쇄매체 광고와 구독자수 급감으로 고전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타임지 인수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필요했다. 최근 ‘멘스 헬스’ ‘러너스 월드’ 등을 발간하던 출판업체 로데일은 ‘코스모폴리탄’과 ‘에스콰이어 ’ 등을 보유하고 있는 허스트에 매각됐고 롤링스톤도 매각을 꾀하고 있는 상황. 에머슨 콜렉티프도 디애틀랜틱에 상당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출판계는 악화일로였다
 
메레디스는 이번이 타임 인수를 시도한지 세번째이다. 올해초 인수합병을 시도했다가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한을 넘겼고, 2013년에도 시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 코흐 형제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1923년 창간된 타임은 오랫동안 대표적인 시사 잡지로서 세계적 영향력을 과시했지만 최근 출판 광고가 감소하고 온라인 광고의 상당부분을 페이스북과 구글에 빼앗기자 사업 구조 조정과 일부 잡지 매각, 고위 임원 교체 등을 통해 이미지 개선을 시도해왔다.  
2014년 타임에서 떨어져나온 타임은 포춘과 피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을 발행해왔다. 타임은 3분기 매출이 9.5% 감소한 6억7900만 달러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를 6분기 연속 하회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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