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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싶은 기업 1위' 인권위에 성희롱 조사 받는다

중앙일보 2017.11.27 13:36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성추문 사건이 불거진 한국국토정보공사(LX)를 상대로 성희롱 실태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인권위의 '직장 성희롱 전담반' 구성 이후 첫 직권조사다. 
 
LX의 전신은 대한지적공사다. 국민의 토지재산권 보호와 효율적 국토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대한지적공사는 2013년 본사 사옥을 전주·완주 혁신도시로 이전했고, 2015년에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8년 2월 행정자치부에서 국토해양부로 소속이 변경됐고, 현재는 국토교통부 산하에 있다.  
 
LX 홈페이지에는 "정부 경영평가 더블 A등급 달성, 국민이 뽑은 한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 선정"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옛 대한지적공사) 전경. [뉴스1]

한국국토정보공사(옛 대한지적공사) 전경. [뉴스1]

지난 2~4월 LX 간부 2명은 술을 마신 뒤 인턴 직원과 실습 나온 여대생들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등 성희롱 의심 행위를 했다. 피해학생들은 "간부들이 가슴을 움켜쥐는 자세를 취했고, 일부 간부는 술잔을 건네면서 손을 쥐었다"고 주장했다. LX 측은 "학교 쪽에서 지난 5월 회사로 성희롱 발생을 알려 사건을 인지했고, 6월에는 사내 성희롱 고충 상담원에게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LX는 이들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와 전보 조치를 취했으나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LX 인천본부 간부가 여직원을 성추행 문제로 파면당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인권위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인권위에 대한 조사 요청과는 별개로 해당 간부들에 대한 징계 등 자체 조치와 절차가 적정했는지 등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15일 직장 내 성희롱 논란을 빚은 한림대성심병원과 LX에 대한 근로감독을 시작했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직장 내 성희롱ㆍ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공공기관들부터 기관장들의 인식 전환과 더욱 엄정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며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고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직장 성희롱 전담반'을 통해 LX에서 일어난 성희롱 피해 제보를 수집하고 공사 관계자와 면담할 계획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남성 위주 조직문화 속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권력형 성희롱 실태에 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에 성희롱 피해자 인권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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