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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서울역 앞에 나가 시민들 만났죠…청소년 문제에 공감받기 쉽지 않네요

중앙일보 2017.11.27 13:00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가 어느덧 5회차 워크숍까지 진행됐다. 임세은 씨타임 대표는 "공감 캠페인을 통해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가 어느덧 5회차 워크숍까지 진행됐다. 임세은 씨타임 대표는 "공감 캠페인을 통해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뽀로로야 넌 참 친절구나.” “잠자리야 넌 참 매력 있어.”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다섯 번째 워크숍이 열린 지난 18일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해준 격려의 말이랍니다. 물론 ‘뽀로로’와 ‘잠자리’는 별명이자 애칭이죠. 이날도 어김없이 서울을 비롯해 수원·안산·안양·가평·여주·전북 등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모였습니다. 참가자들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긍정 메시지’ 스티커를 하나 골라 붙여주면서 애칭과 함께 긍정의 말을 건넸죠. 앞선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별명을 소개하고 ‘아이엠그라운드’ 게임을 통해 서로의 별명을 기억했거든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매번 워크숍을 시작할 때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갖고 있는데요. 임세은 씨타임 공동대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따뜻한 관심을 갖고 사람들과 공감·소통하는 사람이 바로 ‘체인지메이커’인만큼, 워크숍을 함께 하는 우리도 서로에게 관심과 공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조금은 지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힘을 주는 말이 필요해요. 약간 오글거리더라도 서로를 격려해봅시다.”   
 
4회차 워크숍에서 공감 캠페인을 위한 판넬을 만드는 참가자들. 문제 이슈를 잘 알리려면 우선 문제를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4회차 워크숍에서 공감 캠페인을 위한 판넬을 만드는 참가자들. 문제 이슈를 잘 알리려면 우선 문제를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이날 참가팀들은 미완성 ‘공감 판넬’을 들고 모였는데요. 지난 11일 4회차 워크숍에서 각 팀은 문제 이슈에 대해 친구·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공유했어요. 설문조사를 시행한 팀도 있었고,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보건 담당 교사 등 이해 관계자를 직접 인터뷰한 팀도 있었습니다. 조사 내용을 토대로 더 많은 사람에게 문제 이슈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공감 판넬’을 제작했죠. 판넬에 붙일 그래프나 사진 등 시각자료도 휴대용 사진 인화기로 즉석에서 만들어 붙였습니다.  
  
5회차 워크숍에서는 판넬을 보완·완성한 뒤 거리로 나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감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어요. 먼저, 지난 일주일 동안 추가로 진행된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에 따라 판넬을 완성해야 했죠. 청소년 인성교육 문제를 주제로 정한 성양디자인팀(신성중·양명고·안산디자인문화고)은 그동안 5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고 했어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름의 해결책도 두 가지로 정리했죠. 이 팀은 인성교육이 의무화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보고 교내 스포츠활동 활성화와 참여형 인성교육 개발이라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임 대표는 “청소년들이 직접 겪고 있는 인성교육의 문제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나타낸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 같다”고 조언했어요. 글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었죠. 성양디자인팀은 자신들이 제안한 해결책을 적용하면 현재의 문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그림으로 표현해보기로 했습니다. 또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기타 의견’을 적는 공간도 두었어요. 공감 판넬에는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문제 정의) ▲발견한 문제의 심각성(4~6개 장면의 그림으로 스토리 구성) ▲사람들로부터 답변·반응을 받기 위한 질문 ▲공감 지수 수치화(스티커 투표) ▲추가 의견,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공간(포스트잇 이용 가능) ▲기대효과에 대한 피드백 공간 등이 포함되면 효과적이라는 게 임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만든 판넬을 가지고 드디어 밖으로 나갈 시간이에요. 학교와 집, 동네라는 세이프존(safe zone)을 벗어나는 겁니다. ‘진짜 세상’과 부딪혀보는 것이기도 하죠. 우리가 발견한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살아있는 반응과 다양한 의견을 얻는 시간입니다. 임 대표는 “각 팀의 이슈에 시민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많이 살펴볼수록 문제 해결에 더욱 힘이 실린다”면서 “이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라는 걸 확인한다면 체인지메이킹에 대한 강한 동기가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참가자들은 판넬을 들고 다함께 서울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청소년 인성교육의 문제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 판넬을 만든 성양디자인팀(신성중·양명고·안산디자인문화고).

청소년 인성교육의 문제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 판넬을 만든 성양디자인팀(신성중·양명고·안산디자인문화고).

토요일 정오 무렵 서울역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고갔어요. 역전 광장에도 대합실에도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로 가득했죠. 서울역 한복판에 선 참가자들은 ‘멘붕’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어요. 누구에게 어떤 말부터 건네야 할지,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하고,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쭈뼛쭈뼛 다가가 봤지만 문제 이슈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채 ‘스티커 투표’만 겨우 받고 돌아서기도 했어요. 이슈를 알리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일이 실전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절감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부쩍 추워진 날씨에 입김이 나오고 손이 시렸지만 참가팀들의 캠페인은 열기를 더해갔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부끄러웠지만 조금씩 용기를 내어 다가갔어요. 버스정류장의 불편함을 문제로 제기한 수성고팀은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팀인데요, 버스정류장이 무질서해지는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버스정류장 문제를 이슈로 제기한 수성고팀은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버스정류장 문제를 이슈로 제기한 수성고팀은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한편, 성양디자인팀은 지나가던 아주머니들께서 관심을 갖고 다가와 주신 덕분에 캠페인이 활기를 띠었어요. “저희는 인성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사교육 시장이 생겨나는 등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문제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자 귀 기울여 듣던 아주머니께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또, 비 오는 날 지하철 내 불편에 주목한 청심국제중팀도 기차를 기다리는 군인 아저씨들에게 다가가 스티커 투표 참여를 부탁했어요. “감사합니다!” 시민들의 참여에 체인지메이커들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30여분의 캠페인을 마친 뒤 다시 모인 참가자들. “여러분, 오늘 어땠어요? 떨렸죠?” 임 대표가 묻자 참가팀은 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네!” “바로 그게 세이프존을 벗어나 봐야 하는 이유에요. 세이프존 밖으로 나왔기 때문에 떨린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 활동이 의미가 있어요. 다음 시간까지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공감 캠페인을 진행하고 ‘인증샷’을 찍어오세요. 단순히 스티커만 붙이는 게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반드시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이슈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해줄 인터뷰 대상자를 세이프존 밖에서 찾아오세요. 그 사람에게 던질 질문도 준비해오기 바랍니다.” 임 대표와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함께 “체인지! 메이커!”를 외치며 이날 워크숍을 마쳤습니다.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 스튜디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4-5회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문제 이슈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을 얻기 위한 홍보 판넬을 제작했다. 5회차 워크숍이 진행된 날 참가팀들은 이 판넬을 들고 서울역에서 공감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 4-5회차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문제 이슈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감을 얻기 위한 홍보 판넬을 제작했다. 5회차 워크숍이 진행된 날 참가팀들은 이 판넬을 들고 서울역에서 공감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심국제중팀은 비오는 날 지하철 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두 가지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묻기로 했다.

청심국제중팀은 비오는 날 지하철 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두 가지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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