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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만 만들 수 있는 낙원 #뮤지컬 #3개국어 #첨단기술

중앙일보 2017.11.27 12:09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엑소는 왕좌를 지킬 수 있을까. 2012년 데뷔 이후 4년 연속 대상을 놓치지 않은 그룹이자 쿼드러플 밀리언셀러라는 대기록을 세운 팀이지만 올해 들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성장세에 밀려 다소 주춤했기 때문이다. 지난 24~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 번째 단독 콘서트 ‘엑소 플래닛 디 엘리시온(EXO PLANET #4 The ElyXion)’은 마치 그에 대한 대답 같은 공연이었다. 사흘간 6만6000명을 동원하며 이들의 기록경신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었다.
 

24~26일 고척스카이돔서 6만6000명 동원
180분간 32곡 선보이며 5년차 건재함 과시

 
#뮤지컬로 꾸며진 엑소의 낙원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180분 동안 진행된 공연은 콘서트라기보다는 한 편의 뮤지컬 같았다. ‘낙원’을 뜻하는 엘리시온(Elysion)에서 따온 콘서트 이름처럼 공연은 해당 콘셉트를 충실하게 구현했다. 흰색 제복을 입고 등장해 ‘전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이들은 ‘너의 세상으로’를 끝으로 공연을 마칠 때까지 4막 4장으로 구성해 짜임새 있는 무대를 이어갔다. 5차례에 걸쳐 삽입된 VCR은 ‘문’을 매개로 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공연에 보다 몰입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줬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것은 재즈바 콘셉트로 구성된 두 번째 파트였다. 기존 군무 대형에서 탈피해 자유롭게 자리 잡은 이들은 보다 색다른 방법으로 노래를 이어나갔다. 각자 앉은 자리에서 술잔을 들고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의 안무를 소화한다거나 찬열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디오가 부른 ‘포 라이프(For Life)’가 끝나자 바를 찾은 손님처럼 박수를 치는 모습은 이들이 가진 이야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다.    
 
#3개국어로 즐기는 엑소의 노래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디오는 개인 무대 선곡에 대해 “얼마 전 지인 결혼식 축가로 ‘포 라이프’ 영어 버전을 부르면서 팬들에게도 꼭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겨울 스페셜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한국어 노래가 영어로 재탄생하게 된 이유다. 일본 앨범 수록곡 3곡도 한국어로 최초 공개됐다.
 
이날 처음 선보인 ‘커밍 오버(Coming Over)’나 ‘런 디스(Run This)’가 낯설 법도 한데 반응은 되레 뜨거웠다. 매년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만나온 만큼 국내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무대에 대한 환호가 더 컸던 셈이다. 유닛 첸백시의 ‘카-칭(Ka-CHING)’ 역시 코믹하면서도 깜찍한 무대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이처럼 새로운 조합이 가능했던 것은 엑소가 데뷔 때부터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 음반을 동시에 발매하는 등 남다른 국제화 전략을 취해온 덕분이다. 같은 노래도 언어에 따라 다르게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연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곡의 폭 역시 넓어졌다. 통상 아이돌 콘서트가 멘트 반노래 반으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32곡을 눌러 담은 것 역시 이런 자신감에서 기인한 것이다.  
 
#첨단기술로 구현된 엑소의 무대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사진 SM엔터테인먼트]

곳곳에 투입된 첨단기술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가로 140m, 세로 20m 크기의 LED 전면 스크린은 어느 자리에서나 무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거리의 장벽을 없앴다. 여기에 8분할, 10분할, 20분할 등 자유자재로 변하는 스크린은 멤버 개개인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여기에 멤버마다 개별 인식이 가능한 센서를 통해 맞춤형 핀 조명을 쏘고 애니메이션 효과를 구현함으로써 멤버별 무대를 보다 생생하게 전달했다.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에 선 수호는 다른 그룹의 선전에 조바심이 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항상 엑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싸이를 비롯해 많은 선배들이 전 세계에 K팝을 알려온 것처럼 우리도 그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후배들이 함께 그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대답과 함께.  
 
어쩌면 그것은 정답이지만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 K팝의 인기는 좋은 음악을 하면 따라오는 것이지 그에 앞서는 의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엑소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지금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유행에 휘둘리거나 도전에 흔들리는 대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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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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