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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신부 “조국 수석, 교황 발언 왜곡 인용 유감”

중앙일보 2017.11.27 09:05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친절한 청와대'라는 이름으로 23만 명이 청원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청와대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친절한 청와대'라는 이름으로 23만 명이 청원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가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 신부는 27일 cpbc가톨릭평화방송‘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낙태 허용 쪽으로 여지를 두고 있다면 동의할 수 없다”며 “낙태 예방이 필요한 것이지 허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도입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한 청원 글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자 영상을 통해 답변했다. 정부는 2010년 이후 실시되지 않은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조 수석은 영상에서 “근래 프란체스코 교황은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이번 청원을 계기로 우리 사회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신부는 “교황님 말씀에 대한 왜곡된 인용”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 2013년 이탈리아에서 발행하고 있는 ‘라 치빌타카톨리카’ 잡지에 실린 인터뷰로 가톨릭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사람들에게 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교리를 선포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정 신부의 설명이다.  
 
그는 “교황님께서 이미 여러 차례 낙태에 대해 강하게 반대의 말씀을 하셨다”며 “마치 국민 여러분에게 교황님께서 낙태에 허용의 여지를 두신 것처럼 인용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신부는 오는 12월 3일 생명 주일을 맞아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사람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칠 권한까지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연유산 유도약이 대단히 부작용이 크고 여성에게 해롭다는 실상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 낙태죄가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가와 남성의 책무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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