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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 체중 86㎏으로 시속 145㎞ … ‘스켈레톤 괴물’ 윤성빈

중앙일보 2017.11.27 01:37 종합 2면 지면보기
윤성빈의 질주는 계속된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우승한 윤성빈.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는 그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기록 단축을 위해선 몸무게를 86㎏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른쪽 사진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는 윤성빈. [휘슬러 AP=연합뉴스]

윤성빈의 질주는 계속된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우승한 윤성빈.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하는 그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기록 단축을 위해선 몸무게를 86㎏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른쪽 사진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는 윤성빈. [휘슬러 AP=연합뉴스]

26일 캐나다 휘슬러의 슬라이딩센터.
 

월드컵 2차 이어 3차 연거푸 우승
75~90㎏ 오가며 체중조절 실험
경기 당일 기상에 맞게 썰매 날 제작
육상 스타트 기술 접목 과학적 훈련

맞수 두쿠르스, 12년 걸려 세계 1위
윤, 입문 5년 만에 황제로 고속 성장

세계랭킹 1위를 상징하는 노란 조끼를 입은 ‘아이언맨’ 윤성빈(23·강원도청)이 얼음 트랙 위를 빠르게 질주한 뒤 재빠르게 썰매에 몸을 실었다. 그는 엎드린 채 최고 시속 145.44㎞를 기록하면서 길이 1450m의 얼음 트랙을 깔끔하게 내려왔다. 2주 연속 월드컵 우승. 윤성빈은 트랙 최고 기록마저 갈아 치우면서 스켈레톤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평창 겨울올림픽까지는 이제 딱 74일. 윤성빈의 질주는 계속된다. 지난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2차 월드컵에 이어 이날 3차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윤성빈의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우승. 윤성빈이 2주 연속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었다.
 
그는 1차 시기부터 남달랐다. 51초99를 기록해 지난해 1월 토마스 두쿠르스(라트비아·52초11)가 세웠던 휘슬러 트랙 최고 기록을 깼다. 1·2차 합계 1분44초34를 기록한 윤성빈은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러시아·1분45초09)를 0.75초 차이로 따돌렸다. 라이벌로 꼽혔던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는 윤성빈에게 1초17 밀린 6위(1분45초51)에 그쳤다.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9월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5년여 만에 세계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 월드컵 통산 49회 우승을 차지한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입문 12년이 지나서야 세계 1위에 올랐다. 윤성빈이 이토록 빠르게 세계 스켈레톤계의 최강자로 떠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윤성빈. [AP=연합뉴스]

윤성빈. [AP=연합뉴스]

◆스타트 기술 향상=우선 스타트 기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휘슬러 트랙에서 윤성빈은 1차 4초58, 2차 4초59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1차 4초52, 2차 4초50으로 스타트 기록을 단축했다.
 
한국 썰매는 전용 경기장인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가 건립되기 전에 실내외 스타트 훈련장을 먼저 지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스타트 기술 향상에 공을 들였다. 윤성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키가 1m80㎝가 안 되는데도 제자리에서 점프해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을 만큼 순발력이 뛰어나다. 이게 바로 스타트 시간을 단축하게 된 밑거름이었다.
 
◆몸으로 트랙을 외운다=국제대회 경력이 쌓이면서 주행 기술도 한층 더 좋아졌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는 16개 커브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윤성빈은 얼음벽에 부딪히지 않고 깔끔하게 트랙을 내려왔다. 이세중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이 트랙을 이해하는 능력이 없다면 기술을 갖춰도 기록을 앞당기기가 쉽지 않다. 윤성빈은 몸으로 트랙을 외운다. 그래서 더욱 무서운 선수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적의 몸무게를 찾다=그는 기록 향상을 위해선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얼음 트랙을 빠르게 내려오기 위해 75㎏이던 몸무게를 90㎏까지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무조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게 좋은 건 아니었다. 그는 경기하기에 가장 편한 몸무게를 찾기 위해 체중 조절을 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봤다. 그 결과 기록 단축을 위해선 몸무게 86㎏일 때가 가장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술 향상을 위해 지난 9월엔 하루 8차례나 주행 훈련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보통 하루에 2~3차례 주행 훈련을 한다.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윤성빈은 끄떡없었다.
 
◆브롬리 코치의 맞춤 전략=2015년부터 한국 대표팀 코치로 활동 중인 리처드 브롬리(영국)는 윤성빈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스켈레톤 썰매 전문가인 브롬리 코치는 윤성빈의 몸에 맞는 썰매를 직접 제작했다. 경기 당일엔 기상 상황에 맞는 썰매 날을 맞춰 준다. 브롬리 코치는 “매년 성장하는 윤성빈을 보면서 나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북미 지역에서 열린 세 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은 1개를 따낸 윤성빈은 다음달엔 유럽으로 건너간다. 다음달 8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리는 4차 월드컵에 출전한다. 유럽 트랙에서 두쿠르스 등 유럽 지역 선수들과 다시 한번 맞붙는다.
 
윤성빈 IBSF 세계랭킹 변화 (26일 현재)
2012~2013 시즌 70위
2013~2014 22위
2014~2015 5위
2015~2016 2위
2016~2017 3위
2017~2018 1위
‘스켈레톤 세계 1위’ 윤성빈은 …
생년월일 1994년 5월 23일(경남 남해)
출신교 남서울중-신림고-한국체대
소속팀 강원도청
스켈레톤 입문 2012년 9월 스타트 대회
체격 키 1m78㎝, 몸무게 86㎏
썰매 영국 브롬리사(社) 제작. 현 한국 대표팀 코치 리처드 브롬리와 3년째 호흡
헬멧 국내 헬멧 제조업체에서 제작. 3D스캔 기술 활용한 맞춤형
별명 아이언맨(헬멧 디자인도 아이언맨)
2017~2018 시즌 월드컵 성적(3차 현재)
1차 은메달, 2·3차 금메달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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