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억 대출 가능 2주택자, 내년엔 1억 줄어

중앙일보 2017.11.27 01:32 종합 1면 지면보기
내년부터 여러 건의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자동차할부는 물론 중도금·이주비대출까지 합산해 대출액을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가계빚 후속 대책, 신DTI·DSR 도입
기존 주택담보·마이너스 대출에
자동차할부까지 총부채 포함돼

청년·신혼부부는 장래 소득 감안해
기존보다 대출 30% 더 받을 수 있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증가로 3분기 가계부채가 1419조원을 넘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뉴스1]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증가로 3분기 가계부채가 1419조원을 넘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영업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뉴스1]

반면에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Ratio) 도입으로 장래 소득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신혼부부나 청년의 대출 한도는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의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419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400조원을 돌파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금융 완화 시대를 접고 긴축으로 통화 정책 방향을 선회하는 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곧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관련기사
 
이런 상황에서 가계부채 확장세를 막지 못하면 부채 버블이 터지면서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금융 당국이 돈줄을 조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다.
 
하지만 모든 돈줄을 닫지는 않는다. 대출이 많은 사람에게는 대출 한도를 줄이지만 청년 등에게는 돈줄을 열어 준다는 게 핵심이다.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신DTI가 기존 DTI와 다른 점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원금까지 대출액 계산에 포함한다는 점이다. 신DTI가 도입되면 청년·신혼부부는 오히려 주담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예를 들어 무주택자 A씨(30세)는 현 DTI에서는 연봉 4000만원만 소득으로 간주받는다. A씨는 앞으로 승진을 해 연봉이 높아질 확률이 높다. 신DTI에서는 장례예상소득 증가율(1.31배, 인정비율은 금융회사마다 다르다)을 반영해 A씨의 소득을 연 5239만원으로 계산한다.
 
지금은 집을 살 때 2억9400만원(만기 20년, DTI 50%, 금리 연 3.24% 기준)을 빌릴 수 있지만 신DTI에서는 3억85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액이 기존보다 9100만원(31%) 늘어난다.
 
반대로 다주택자의 대출액은 크게 줄어든다. 연봉 1억원인 B씨(45)가 이미 주담대 2억원(만기 20년, 금리 연 3%)을 받아 집을 한 채 마련했다고 치자. 기존에는 이미 받은 주담대 2억원은 부채 산정 때 포함하지 않았다. 신DTI에서는 2억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도 총부채에 포함한다. 그래서 A씨가 최대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은 4억11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9100만원(22.1%) 준다.
신DTI와 DSR 비교

신DTI와 DSR 비교

 
내년 하반기에 본격 도입되는 DSR은 거의 모든 가계대출을 포함해 대출액을 계산한다. 역시 빚이 많을수록 대출이 어려워진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출이 깐깐해지면서 실수요자는 대출 비중을 매매가 대비 30~40%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전화 방안’이다. 지금과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신DTI와 DTI의 차이점이 뭔가.
계산식의 분자(소득)와 분모(부채)가 모두 바뀐다. 분자의 경우 현 DTI는 지금 소득만 보지만 신DTI에서는 미래 소득을 감안한다. 신DTI에서 청년층 소득은 기존보다 높게 계산되고 은퇴자 소득은 적게 나오는 이유다.
 
분모를 따지자면 부채를 계산하는 범위가 늘어난다. DTI에서는 새로 받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존 대출(주담대 포함)의 이자만 더해 부채로 계산했다. 신DTI에선 이미 받은 주담대의 원리금까지 계산에 포함한다.
 
 
 
금융위가 올 상반기 국민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했더니 신DTI 시행으로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이 2억5800만원에서 2억2700만원으로 3100만원(12.1%) 줄었다. 내년 4분기 은행권이 본격 도입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Debt Service Ratio)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부채 계산에 넣는다. 주담대 액수가 줄 수밖에 없다.
 
신DTI에선 소득 계산 방식이 바뀐다는데.
해당 연도 소득이 아니라 최근 2년치 소득을 확인한다. 1년 전과 비교해 소득이 크게 달라졌다면(±20%) 2년치 소득의 평균값을 적용한다. 다만 승진 등 앞으로도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 최근 소득만 반영한다.
 
최근 소득이 1년 미만일 때에는 1년 소득으로 환산하면서 10%를 차감한다. 다만 휴직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차감하지 않는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등의 이유로 증빙 소득을 제출할 수 없다면 인정 소득(국민연금 등 납부 내역으로 인정되는 소득)의 95%나 신고 소득(이자·배당금·임대료·카드 사용액 등으로 추정되는 소득)의 90%를 반영한다.
 
배우자가 받은 주담대가 없다면 배우자의 소득도 연간 소득에 더한다. 이때 배우자에게 신용대출 등이 있다면 이자가 연간 원리금 상환액(부채)에 더해진다. 청년층(40세 미만 무주택)과 신혼부부(결혼 후 5년 이내)는 장래예상소득을 인정할 때 일반 대출자보다는 더 높게 쳐준다.
 
DTI 적용,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 얼마나 달라지나

DTI 적용,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 얼마나 달라지나

다주택자는 대출 가능액이 준다는데.
사례마다 다르다. 금융위는 금리 3.24%에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인 주담대의 대출 가능금액이 신DTI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기존 주담대(원금 1억8000만원, 금리 3.5%, 20년 분할상환)를 1건 보유한 C씨(연소득 7000만원)가 30년 만기로 조정대상지역에 아파트를 또 사려는 경우를 보자. 조정대상지역은 DTI가 50%지만 주담대가 2건 이상이기 때문에 40%로 낮아진다. 기존 DTI를 적용하면 최대 3억89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런데 신DTI에 따르면 C씨가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팔겠다고 하면 신규 주담대의 만기 제한(15년)이 적용되지 않아 대출 한도는 2억9700만원이다. 종전보다 9200만원(23.7%) 줄어든다.
 
만약 기존 주택을 팔지 않으면 만기 제한이 붙는다. 곧 새로 받으려는 주담대 만기를 은행과 30년으로 약정하더라도 신DTI에서는 15년 안에 갚는 것으로 계산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대출 한도는 절반 수준인 1억8400만원으로 준다.
 
대출 가능금액을 늘리려면.
대출기간을 늘리면 된다. 같은 돈을 빌려도 대출기간이 길수록 연간 부담하는 금액은 줄어들고, 그만큼 대출 가능금액은 늘어난다.
 
고란·한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