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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도 당할 뻔한 ‘택배 기사 사칭 범죄’…예방책은?

중앙일보 2017.11.27 01:00
25일 정유라씨가 살고 있는 서울 신사동의 빌딩에 괴한이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

25일 정유라씨가 살고 있는 서울 신사동의 빌딩에 괴한이 침입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

금품을 노리고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 집에 침입했다가 붙잡힌 이모(44ㆍ무직)씨는 택배 기사를 사칭했다. 그는 25일 택배가 있다며 빌딩 경비원을 불러낸 뒤 흉기로 위협해 손을 묶고 정씨의 집으로 올라갔다. 택배기사에 대한 경계심이 덜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유사 범죄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6월 광주시 서구에서 택배기사를 사칭한 강도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가출 중이던 고교생 최모(17)군은 아파트 4층에 혼자 있던 50대 주부를 살해한 뒤 신용카드와 현금, 노트북 등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경찰은 “최군이 범행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다 피해자의 집 위층에 놓인 빈 상자를 보고 택배 기사로 위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광주시 광산구의 2층짜리 주택에서도 택배 기사를 가장한 조모(65)씨가 집 안에 들어가 금품을 뺏으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집주인은 “‘2층에 온 택배인데 대신 받아달라’는 조씨의 말에 큰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줬다”고 진술했다.
 
일반인의 인식은 허술한 경우가 많다. 직장인 신민지(29)씨는 “택배를 문 앞에 둬도 거의 잃어버리는 일이 없기 때문에 부재 중이면 경비실이 아니라 문 앞에 두고 가라고 한다. 만약 집에 있다가 택배 기사로부터 인터폰이 오면 무조건 열어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물품에 대해선 발송자의 이름을 물어보거나 경비실에 맡기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택배 기사나 가스 검침원 등이 방문하면 현관 출입문의 걸쇠를 걸어놓고 신분을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조치는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택배 기사를 사칭한 범죄가 걱정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업체가 운영하는 무인택배함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가 2013년 7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여성안심택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택배 기사와 직접 만나지 않고 집 주변에 설치된 보관함을 이용해 물건을 받을 수 있다. 24시간 운영되며 48시간까지는 보관료를 받지 않는다. 서울시는 올 6월 160곳이던 서비스 제공 장소를 190곳으로 늘렸다.
 
서울 외에도 경기 성남시와 대구·부산·제주 등에서도 무인 택배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택배함 설치 장소도 주민센터 외에 주유소와 편의점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국회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 무인택배함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G마켓ㆍ옥션ㆍ11번가 등 대형 온라인몰들은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운영한다. CU나 GS25 등 집 근처의 편의점으로 택배를 배송하도록 한 뒤, 원하는 시간에 찾아갈 수 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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