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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패'라는 마법의 장치

중앙일보 2017.11.27 01:00 경제 11면 지면보기
<16강전> ●커제 9단 ○안성준 8단
 

11보(169~193)=바둑을 배우다 보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맞닥뜨리는 난관이 몇 가지 있다. '패'가 그중 하나다. 고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패를 자유자재로 쓸 줄 알아야 한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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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는 맞닿아 있는 흑백의 돌이 1대1 단수로 맞물려 있는 모양이다. 한쪽이 상대방의 돌 한 점을 따내면, 때린 돌이 반대로 단수로 되어 쌍방이 번갈아 따내면서 똑같은 싸움을 반복하는 구조다. 그런데 똑같은 싸움을 반복하면 바둑이 진행되지 않으니, 한쪽이 돌을 따내면 상대는 반드시 다른 곳에 한 수 이상 둔 다음에 돌을 따내야 한다. 이를 ‘패를 쓴다’고 한다.
 
패를 쓰면서 바둑에는 예측하기 힘든 변화들이 생겨난다. 이 때문에 처음 바둑 인공지능이 나왔을 때, 컴퓨터는 도저히 패를 습득할 수 없을 거라고 자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만큼 바둑에서 패를 완전히 터득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참고도

참고도

실전으로 돌아와 흑이 173으로 단수치자 백이 174로 패를 만들었다. 백은 지금 팻감이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팻감을 활용하며 버틸 여유가 있다. 결국 팻감이 없는 흑이 191로 이어 한 발 후퇴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패를 써서 버틴 백의 모양이 '참고도'와 비교할 때 훨씬 좋다. 역시 패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진정한 고수다. (178, 184, 190…170 / 181, 187…175)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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