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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상주 ‘1부 전선’ 이상없다

중앙일보 2017.11.27 01:00 경제 10면 지면보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상주 상무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은 상주 상무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차기를 위해 페널티 스폿에 선 상주 상무의 공격수 주민규(27)는 잠깐 멈춰서서 숨을 골랐다. 몸을 움직여 그가 오른발로 가볍게 찬 볼은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그 순간 그라운드에 늘어선 양 팀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주와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지만 의미는 정반대였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2부 부산과 승부차기서 최종 승리
제도 도입 이후 1부 잔류 첫 영광

K리그 클래식(프로 1부리그) 소속팀 상주 상무가 천신만고 끝에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26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소속 부산과 치른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해 내년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상주는 이날 경기에서 0-1로 졌지만 지난 22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원정 1차전 결과(1-0승)를 묶어 무승부를 기록했다. 연장 전·후반 30분을 추가 득점 없이 마친 상주는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를 거두고 1부 잔류를 확정지었다. 상주는 지난 2013년 K리그에 승강 PO가 도입된 이후 5시즌 만에 처음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팀이 됐다. 앞서 치른 4번의 승강 PO에서는 K리그 챌린지 소속 클럽이 승리해 1부 승격에 성공했다.
 
먼저 실점하고도 흔들림 없이 전열을 유지한 상주 선수들의 집중력이 빛났다. 상주는 전반 16분 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위험 지역을 파고드는 부산 공격수 이정협(26)을 방어하던 수비수 윤영선(29)이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브라질 출신 공격수 호물로(22)가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전반 막판까지 불리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상주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조직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며 부산의 공세를 견뎌냈다. 후반전과 연장전에는 경기 분위기를 장악해 부산 수비진을 괴롭혔다.
 
군팀인 상주가 강조하는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순 있어도 질 수는 없다는 뜻) 정신’은 승부차기에서 빛을 발했다. 상주는 주장 여름을 비롯해 신진호·임채민·김호남·주민규 등 다섯 명의 키커가 모두 슈팅을 성공시켰다. 부산은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고경민이 크로스바 위로 볼을 넘겨 아쉬움을 남겼다.
고 조진호 감독을 위해   (상주=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6일 경북 상주시민운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상주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부산 응원단이 고 조진호 감독 현수막을 걸고 응원하고 있다. 2017.11.26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고 조진호 감독을 위해 (상주=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6일 경북 상주시민운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상주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 부산 응원단이 고 조진호 감독 현수막을 걸고 응원하고 있다. 2017.11.26 psyk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산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고(故) 조진호 감독의 영전에 승격 소식을 선물로 바치겠다”며 각오를 다졌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아쉽게 무너졌다. 이날 경기장 한켠에는 올 시즌 부산 선수단을 이끌다 지난달 10일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진 조 감독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부산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옛 스승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함께 머리를 숙였다.
 
승격은 무산됐지만 부산은 또 하나의 중요한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K리그 클래식 강호 울산 현대와 올 시즌 FA컵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리는 결승전은 이달 29일(부산)과 다음달 3일(울산)에 열린다. 승리한 팀은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쥔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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