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 report] IB 첫 발행어음 오늘부터 판매 … 하루 맡겨도 연 1.2% 이자

중앙일보 2017.11.27 01:00 경제 2면 지면보기
한국투자증권이 27일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했다. 1년 만기 금리가 연 2.3%로 정해졌다. 상품 이름은 ‘퍼스트 발행어음’이다. 이유가 있다. 지난 13일 금융 당국은 자본금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한해 처음으로 단기 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내줬다. 증권사에서 내놓는 첫 발행어음이다.
 

증권사 재테크 신상품 투자 가이드
연 금리 2.3%, 인터넷은행보다 높아
인터넷·증권사 지점서 가입 가능
예금자 보호 안 되는 건 단점

기준금리 오르면 이자 인상 가능성
자금 운용 능력 등 따져보고 선택을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은 신호탄일 뿐이다. 단기 금융업 인가 신청을 한 증권사는 이미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5개다. 법령에 따라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 2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영역 확장에 목마른 증권사에선 단기 금융업 인가 이후 경쟁적으로 발행어음 출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금융업 인가 대상 5개 증권사의 자본금 총액은 24조6000억원이다. 50조원에 가까운 상품(발행어음)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이다. ‘중고 신인’ 발행어음의 면면을 솎아봤다.
 
 
① 유지 기간 따라 이자 달라져
 
발행어음

발행어음

가장 큰 관심은 금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4일 자산부채관리위원회(ALCO)를 열어 발행어음 금리를 연 2.3%로 확정했다. 1년 만기를 채웠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이다. 만기 상관없이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형 발행어음 금리는 연 1.20%다. 1년 만기를 채우지 못했을 때 책정되는 이자율은 가입 유지 기간에 따라 다르다.
 
가입 기간 7~180일이면 연 1.2~1.6%, 181~270일 때는 연 2.0%, 271~364일 가입하면 연 2.1%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최소 가입 한도는 100만원이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CMA형 발행어음만 최소 가입액에 제한이 없다.
 
발행어음은 가입과 동시에 이자가 확정되는 상품이다. 가입할 때 기대한 수익률과 돈을 되찾을 때 실제 손에 쥔 수익률이 다를 수 있는 펀드·CMA와 차이가 크다. 정기예금과 성격이 비슷하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은 연 1.48%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연 2.1%)나 카카오뱅크(연 2.0%) 정도만 2% 선을 넘어설 뿐 나머지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1%대 초중반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중앙회 통계를 보면 24일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은 평균 2.37%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연 2.6% 금리 정기예금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발행어음과의 ‘전투’에서 금리 경쟁력을 갖춘 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시중금리 인상에 따라 발행어음 금리가 따라 올라갈 전망이다.
 
② 서두르지 말고 시장 변화 지켜봐야
 
내년까지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가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른 증권사에 발행어음 인가가 속속 나면 고객 선점 경쟁에 따라 이자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수신금리를 단기적으로는 실질 금리로 운용하고 시중금리와 고객 반응을 면밀히 살피면서 이자율을 조정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금융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발행어음은 약점도 있다.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발행 주체가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닌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가입한 증권사가 파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원금·이자를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종금사에서 판매하던 옛 버전의 발행어음에 비해 오히려 후퇴했다. 종금사에서 내놓은 발행어음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됐다. ‘금리냐, 예금자 보호냐’. 투자자 입장에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유념해야 할 것은 또 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마련한 자금을 기업 대출(기업 금융), 부동산 투자, 각종 채권 투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서 나온 수익을 고객에게 이자로 다시 돌려주는 구조다.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보다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발행어음의 성패를 가른다. 해당 증권사의 자금 운용, 수익 창출 능력도 따져보는 게 좋다.
 
③ 비대면 계좌 이용 가입도 가능
 
상품별 이자율 비교

상품별 이자율 비교

가입 방법은 펀드보다 정기예금에 가깝다. 방문하는 곳이 은행이 아닌 증권사란 점만 다르다. A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발행어음은 A증권사 지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B은행의 정기예금은 B은행 지점에서만 예치 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다.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 한 곳에서 여러 자산운용사 상품을 비교해 고를 수 있는 펀드와는 다르다.
 
해당 증권사 계좌를 갖고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예치할 수 있다. 계좌가 없다면 비대면 계좌 개설을 이용하면 된다. 금융 당국은 증권 계좌 비대면 개설도 허용한 상태다. 해당 증권사의 전용 앱을 내려받은 후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면 계좌 개설,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발행어음
단기 금융업 인가를 받은 금융사에 허용되는 자금 조달 방법. 자기 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모을 수 있다. 만기는 1년으로 짧은 편이지만 다른 수단(회사채 발행, 증자 등)보다 간단한 절차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대신 투자자에게 판매할 때 이자를 확정해야 한다. 종전에는 단자회사·종금사 또는 종금사를 인수하면서 발행 권한을 물려받은 일부 은행·증권사만 발행어음을 취급할 수 있었다. 금융 당국이 증권사에 발행어음 신규 인가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