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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흔들리면…" EU국가들 우려에 사민당, 메르켈 회생카드 만지작

중앙일보 2017.11.26 17:04
비가 내리는 독일에서 차량을 타량을 타고 이동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

비가 내리는 독일에서 차량을 타량을 타고 이동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정 협상 결렬 이후 재선거를 선호한다고 했던 발언을 거둬들였다. 직전 정부 대연정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다시 대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독일의 정치적 위기가 일단 진정될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퀼룽스보른에서 열린 기독민주당 지역 회의에서 “다시 투표하자고 말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독일은 국가를 전진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정부를 가져야만 한다"면서다.

메르켈 "재선거는 잘못"…배수진 쳤던 입장서 선회
야당 선언했던 사민당, 대연정 가능성 열어놔
다음달 전국대회서 메르켈과 손 잡을지 결론 날 듯
대통령 나서 설득하고 다른 국가들서 우려 전화 쇄도

대연정 참여하거나 소수 정부 법안 처리 협조 가능
30일 메르켈과 슐츠 회동이 1차 분수령
4년 후 '포스트 메르켈' 총선 경쟁은 이미 시작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메르켈은 녹색당 및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과의 연정 협상이 결렬되자 소수 정부 출범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배수진을 쳤었다.
중도좌파 사민당에는 메르켈의 기독민주당 연합과 다시 대연정을 해 정부를 구성하라는 압박이 쏟아졌다. 메르켈과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의 얼굴이 보인다. [AFP]

중도좌파 사민당에는 메르켈의 기독민주당 연합과 다시 대연정을 해 정부를 구성하라는 압박이 쏟아졌다. 메르켈과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의 얼굴이 보인다. [AFP]

 9월 총선 이후 제1야당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던 사민당은 국내외 압박에 연정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사민당 출신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를 만나 정치적 위기 해소를 위해 대연정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사민당 지도부는 8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갖고 메르켈과 다시 손을 잡을지 논의했다.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슐츠 대표는 독일 상황을 우려하는 다른 유럽연합(EU) 국가 지도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사민당은 책임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4연임에 성공하고도 위기에 빠진 메르켈과 사상 초유의 연정 협상 무산에 처한 독일을 위해 사민당은 다시 대연정에 나서거나, 녹색당과 소수 정부를 메르켈이 꾸리면 사안별로 의회에서 공조하는 방안 등을 택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예상한다. 대연정 여부 등의 윤곽은 다음 달 7~9일 열리는 사민당 전국대회에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

 메르켈 총리가 사민당의 도움으로 생명을 연장하게 되더라도 ‘포스트(post) 메르켈' 시대를 향한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4년 후 총선에서 메르켈이 또다시 집권당 총리 후보로 나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민당으로서는 중도보수 집권당과의 연정에 참여하면서 중도좌파로서의 색채를 잃으면서 지난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다시 정부 구성에 협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사민당은 정치 위기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집권당 내에서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하는 등 메르켈 이후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마르틴 슐츠 독일 사민당 대표 [중앙포토]

마르틴 슐츠 독일 사민당 대표 [중앙포토]

 마누엘라 스베지그 사민당 부대표는 “메르켈 총리와 녹색당, 자민당이 총선 이후 두 달 동안 깨진 유리 조각만 남겨놨는데, 사민당이 이틀 만에 그걸 다 주워 담을 수는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사민당 출신 헤이코마스 법무장관은 “사민당이 구석에서 아이처럼 울부짖고만 있을 순 없다"며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와 슐츠 대표의 오는 30일 회동이 독일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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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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