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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108억원에 1억 넘는 연봉…하야한 무가베 파격 대우

중앙일보 2017.11.26 15:28
37년 짐바브웨 독재 통치자에 대한 ‘파격적 예우’가 논란이다.
 

“짐바브웨 음난가그와 새 대통령 측이 무가베와 합의”
호화주택 경비 및 해외 여행비까지 국가 지원키로
실업률 80%국가 만들어놓고 물러난 후에도 호사 비판

군부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난 로버트 무가베(93)가 대통령에서 물러나는 대가로 1000만 달러(108억6500만원)를 보상 차원에서 받고 가족 면책까지 보장받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무가베는 지난주 초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신임 대통령 측근들과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 무가베가 받을 돈은 1000만 달러로, 그 중 5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즉시 받고 나머진 수개월에 걸쳐 받는다고 한다.  
무가베는 또 가족 사업이익이 침해되는 조처가 없을 것이라는 확약도 받았다. 무가베 부인 쪽 장남인 러셀 고레라사(33)가 수익성 큰 짐바브웨 광산사업에 많은 지분을 보유하는 등 무가베 일가의 사업 분야는 다양하다.
 
무가베는 또 사망할 때까지 연 15만 달러도 받는다. 그가 사망한 후에는 부인 그레이스(52)가 매년 절반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레이스는 무가베의 통치를 배경으로 사치와 탐욕을 누려왔다. 이번 군부 쿠데타 역시 무가베의 뒤를 이어 통치력을 행사하려던 그레이스의 시도가 큰 이유였다.
이에 더해 무가베 부부는 호화저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의료보호뿐 아니라 집사와 안전요원들의 급여 지원을 받고 해외여행 시 경비도 국가에서 지급한다.
짐바브웨 대통령 재직 당시 연설을 하고 있는 무가베와 그의 부인 그레이스. [AFP=연합뉴스]

짐바브웨 대통령 재직 당시 연설을 하고 있는 무가베와 그의 부인 그레이스. [AFP=연합뉴스]

 
옵서버는 무가베 집권 기간 짐바브웨는 빚더미에 앉았고 실업률이 80% 넘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도로 등 국가 기간시설은 물론 의료체계도 엉망이다”면서 “짐바브웨 인구의 기대수명은 60세로 전 세계 최저 국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제1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더글러스 음원조라 사무총장은 “그런 거래가 있었는지 모른다”면서 “돈이나 그 밖 다른 것에 관한 ‘딜’이 있다면 위헌”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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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짐바브웨 대법원은 무가베를 물러나게 만든 군부 쿠데타가 정당하다고 이날 판결했다. 대법원은 무가베 주변인사들이 대통령의 헌법적인 권한을 연하 부인 그레이스에 이양하려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개입한 군부의 행동이 “합법적이고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새 대통령에 취임하고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곳곳에서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의 부인 '구찌 그레이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곳곳에서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의 부인 '구찌 그레이스'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AFP=연합뉴스]

짐바브웨 군부는 무가베가 지난 6일 오른팔이자 부통령이던 음난가그와를 전격 경질하고 41세 연하 부인 그레이스를 대권 후계자로 지명하려고 하자 크게 반발해 탱크와 병력을 동원, 의회와 대통령 관저를 장악했다. 무가베는 가택연금됐고, 지난 21일 퇴임 의사를 밝혔다.
짐바브웨의 음난가그와 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짐바브웨의 음난가그와 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무가베 집권 시절 난폭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란 별명을 지닌 음난가그와는 2018년 8~9월 예정된 선거가 시행되기 전까지 임시 국가 지도자로서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24일 오전 수도 하라레에 있는 6만석 규모의 국립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음난가그와는 ‘경제 개혁’과 ‘부패 근절’을 강조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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