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건추적]스마트폰이 촉발? 다문화 며느리-시어머니 비극

중앙일보 2017.11.26 14:14
[중앙포토]

[중앙포토]

시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베트남 출신 며느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영양경찰서는 26일 베트남 출신 A씨(33)를 70대 시어머니 살해 혐의(살인·사체유기)로 구속했다.
 
시골에 사는 한국인 시어머니와 베트남에서 온 며느리. 이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경찰에 따르면 범행 동기는 고부 갈등으로 추정된다.
A씨는 2006년 베트남에서 경북 영양군으로 시집왔다. 전국의 시골 마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국제결혼 부부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그는 아들과 딸을 5년 터울을 두고 낳을 만큼 부부 관계에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불행이 닥쳤다. 2013년 남편이 폐암으로 사망하면서다. 
A씨는 이때부터 아들·딸,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농사는 따로 짓지 않았다. 생활비는 고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 지원금, 다문화 가정 지원금 등으로 해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때를 시작으로 수시로 시어머니와 다툼이 있었다고 주변에서 전하더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생활 형편에 능숙하지 않은 한국어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고부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16일 사건이 발생했다. 평소 A씨는 스마트폰 게임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를 본 시어머니는 다른 곳에 며느리가 계속 전화를 건다고 의심했다. 결국 시어머니는 A씨의 스마트폰을 빼앗았다. 
 
경찰 조사결과 화가 난 A씨는 시어머니가 잠이 든 이 날 오전 1시 30분쯤 목을 졸랐다. 범행은 잔혹했다. 시어머니가 목이 졸린 뒤 반항을 하자, A씨는 두께 5㎝쯤 되는 동그란 나무판을 구해와 머리를 내리쳤다. 시어머니는 다시 A씨를 피해 집 밖으로 달아났다. A씨는 뒤를 쫓아가 다시 시어머니의 머리를 돌로 내리쳤다. 
다시 비틀거리며 시어머니가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농로에 쓰러지자, 또다시 돌로 때려 결국 숨지게 했다고 한다. 그러곤 돌과 풀을 시신 위에 올려 시신을 숨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시어머니의 주머니에선 A씨의 스마트폰이 나왔다. A씨의 키는 165㎝ 정도다. 덩치가 일반 여성들보다 큰 편이다. 동네 줄다리기 대회 여성 대표로 출전할 정도로 건강한 편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A씨의 잔혹한 범행은 사흘 뒤인 20일 드러났다. 남편의 동생들이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러곤 집 주변을 찾아보다가 집 인근 농로에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 이불에 묻은 시어머니 혈흔은 세탁을 해서 없애고, 집에서 농로 사이에 있는 피도 모래 같은 것으로 덮어 없앴다"며 "계속 추궁을 하자, 스트레스 등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