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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아들' 신재원, 대학리그 우승 골...스포츠 스타 2세들, 마음 한켠엔 부담감

중앙일보 2017.11.26 06:50
신태용(오른쪽) 축구대표팀 감독의 장남 신재원(왼쪽)이 지난 24일 U리그 왕중왕전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신태용(오른쪽) 축구대표팀 감독의 장남 신재원(왼쪽)이 지난 24일 U리그 왕중왕전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피는 못 속인다던가. 신태용(47) 축구대표팀의 장남 신재원(19·1m85cm)이 대학 U리그 왕중왕전 결승골을 터트리면서 고려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신재원은 지난 24일 전주대운동장에서 열린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터트려 3-2 역전승이자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신재원은 2-2로 맞선 후반 43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딩골로 연결했다. 앞서 신재원은 0-1로 뒤진 전반 29분에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크로스로 동점골에 기여했다.  
 
 
신재원은 경기 후 “아빠가 경기 전 ‘상대선수와 경합할 때 강하게 부딪히라’고 조언해줬다”고 소감을 밝힌 뒤 “아빠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어느 자리에서든 열심히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학성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입학한 신재원은 측면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를 병행하고 있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 시절 혹시 모를 오해를 사지않기 위해 상비군 후보에서 아예 아들 신재원의 이름을 배제하기도했다.  
 
차범근(오른쪽)과 차두리 부자. [중앙포토]

차범근(오른쪽)과 차두리 부자. [중앙포토]

 
스포츠 계엔 부모의 대를 이은 2세 운동선수들이 많다. 축구선수 차범근(64)-차두리(37·축구대표팀 코치) 부자가 대표적이다. 차범근은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터뜨리며 ‘갈색 폭격기’로 위용을 떨쳤다. 차두리는 한국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정후가 4회초 2사 만루서 좌전 2루타를 날리고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정후가 4회초 2사 만루서 좌전 2루타를 날리고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격려를 받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 기아의 전설 이종범(47)의 아들 이정후(19·넥센)도 아버지처럼 야구인의 길을 택했다. 이정후는 고졸 신인 최초로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 111득점을 올리며 신인상을 받았다. ‘바람의 아들’이라 불린 아버지처럼 발이 빨라 ‘바람의 손자’라 불린다.  
 
지난해 4월 연세대에 모인 허씨 삼부자 허재(왼쪽) 감독과 허웅(오른쪽 뒤), 허훈. [중앙포토]

지난해 4월 연세대에 모인 허씨 삼부자 허재(왼쪽) 감독과 허웅(오른쪽 뒤), 허훈. [중앙포토]

 
‘농구대통령’’ 허재(52) 농구대표팀 감독과 그의 아들 허웅(24·상무)과 허훈(22·kt)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있다. 허웅은 동부 소속으로 2015-16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했고, 최근 2년 연속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올랐다. 허훈은 연세대의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이끈 뒤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2세가 부모의 업적을 뛰어넘은 경우도 있다. 미국프로야구 켄 그리피 주니어(47)는 통산 홈런 630개를 때렸다. 아버지 켄 그리피 시니어의 홈런 152개를 거뜬히 넘었다. 켄 그리피 시니어-주니어 부자는 1990년부터 2년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뛰었다. 부자가 연속 홈런을 때린 적도 있다.  
 
스포츠 스타인 아버지의 그늘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경우도 많다. ‘네덜란드 축구전설’ 요한 크루이프의 아들 요르디(43)는 아버지와 비교해 민첩성과 기술이 떨어졌다. 결국 그는 2010년 은퇴할 때까지 ‘크루이프의 아들’ 로 살 수 밖에 없었다.  
 
스포츠 스타의 2세는 대부분 부담감을 안고 산다. 차범근은 칼럼을 통해 “(차)두리가 독일에서 뛸 때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할 때 몸에 센서를 붙이고 얼마나 솔직히 대답하는지 체크한 적이 있다. 심리학자가 결과를 분석했는데 아버지 얘기를 할 때는 모든 기능이 정상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 ‘아버지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지나치게 염려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두리에게 아빠는 자랑이기도 하겠지만, 자유롭게 훨훨 날지 못하는 족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차범근의 아들로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 털어놓기도 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의 명성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근접하기 위해 노력했다.  로보트처럼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빠른 스피드를 선보여 ‘차미네이터(차두리+터미네이터)’라 불리며 아버지 못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  
 
왕년에 잘나갔던 스포츠 스타를 부모로 둔 2세들은 ‘누군가의 아들’,‘누군가의 딸’이란 부담감과 싸우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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