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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2기시대 '지청+칭화+즈장'과 연결하라

중앙선데이 2017.11.26 01:50 559호 19면 지면보기
[차이나 포커스] 시진핑 2기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열린 19차 공산당 대회를 계기로 더 강력한 2기 집권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시진핑 2기를 알리는 광고판 앞을 지나는 시민들 모습.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열린 19차 공산당 대회를 계기로 더 강력한 2기 집권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시진핑 2기를 알리는 광고판 앞을 지나는 시민들 모습. [AP=연합뉴스]

중국의 19차 당 대회가 지난달 24일 끝났다. 시진핑 2기가 시작됐다. 이번 19차 당 대회의 이변은 5년마다 제시했던 경제에 대한 수치 목표가 없고, 10년마다 지정했던 차기 지도자도 없었다는 점이다.

‘연 3.6%만 성장하면 미국 넘는다’
2050년이면 세계 패권국 자신감
당 대회서 수치목표도 제시 안 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3시간 반에 걸쳐 읽은 3만2697자의 68쪽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단 하나의 숫자 목표도 없었다. 지난 5년간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물망에 올랐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는 낙마했고,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는 아직 무보직 대기발령 상태다. 시진핑의 후계자로 언론에 등장했던 천민얼 현 충칭시 서기는 정치국원에 머물렀다.
 
대신 시진핑 주석은 미래 5년이 아니라 2050년까지, 중국의 미래 33년에 대한 거대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서방세계의 관점에서 보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라는 아주 추상적인 단어를 제시했다. 지금 중국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기업에서 정부까지 전 국민이 이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심지어 주변국에 고위관리까지 파견해 이를 설명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소강사회를 건설하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루고,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에 도달한다는 3단계 전략도 제시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입안한 당국자는 “중국은 이제 더는 숫자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기자회견도 했다. 그래서 중국의 미래는 서방의 입장에서는 더 오리무중이다.
 
밥(食)이 아니라 소(消)다
표의문자의 나라인 중국, 그래서 어려운 최고지도자의 어록을 전 국민이 강독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시진핑의 미래 33년의 계획을 해석하자면 2020년에 2010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달성해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서 중진국으로 진입하고, 2035년에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넘어서 세계 1위를 달성하고, 2050년에는 군사력에서도 미국을 넘어서 세계 패권국이 되겠다는 것이다.
 
과거 당 대회와는 달리 수치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16년까지 성장한 것을 제하면 향후 3년간 연평균 6.3%만 성장하면 2020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2050년까지 연평균 3.6%만 성장하면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더는 숫자 목표를 만들어 독촉하지 않더라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중국은 자존심의 나라였다. 체면에 살고 체면에 죽는 나라였지만 먹고 살기 위해 자존심 버리고 전 세계의 공장, 전 세계의 쓰레기장이란 소리 들으면 서방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나라에서 이젠 세계의 G2로 올라섰다.
 
중국의 19차 당 대회 보고서를 잘 읽어 보면 이전과 이후의 차이는 단 하나다. ‘밥(食)’이 아니라 ‘소(消)’다. 찢어지게 가난해 ‘먹는 것을 하늘로 삼았던(以食爲天)’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지난 40년간 ‘물질의 허기’를 채우는 데 올인한 결과 이젠 더는 물질의 허기는 없어졌다고 판단했다. 시진핑은 중국인들에게 그간 잊고 살았던 ‘정신의 허기’를 채워 주는 시대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자존심은 세계의 노동자가 아니라 세계의 소비자로 중국인을 재인식시키는 데서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이제 중국을 밥(食)이 아니라 소비(消費)가 하늘이 되는, 중국 대소비시대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연설문에서 중국의 굴기는 이젠 경제가 아니라 그간 눌려 있던 ‘중국 자존심의 굴기’ 시대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저장성 출신 ‘즈장신쥔’ 주목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면 되고, 지도자가 뭘 하려는지는 지도자의 스태프를 보면 된다. 시진핑의 국정을 수행하는 중국의 국가급 지도자는 25명의 정치국원이다. 당서열 25위면 무슨 힘이 있나 싶지만, 인구수로 보면 1인당 5500만 명을 통치한다. 인구수로만 따지면 중국의 정치국원은 한국의 대통령 수준이다.
 
시진핑이 만들 미래는 2기 정치국원 25명을 보면 된다. 이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중국의 미래다. 문화대혁명 때 하방 당해 민초들과 처참한 생활을 한 이들을 중국은 ‘지청(知靑)’, 지식 청년 세대라고 부른다. 25명의 정치국원 중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이는 시진핑·리커창을 포함해 9명이나 된다. 중국대학 순위 1위는 칭화대다. 시진핑은 칭화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25명의 지도자 중 시진핑과 같은 칭화대에서 공부한 이가 4명이다. 칭화대 당 서기, 총장 출신이 모두 시진핑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칭화방들이다.
 
시진핑의 스태프 중에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은 차기 대권 주자로 언급되는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즈장신쥔(之江新軍)’들이다. 즈장신쥔의 즈장은 저장성의 항저우를 가로지르는 강 이름이다. 즈장신쥔은 시진핑이 당 서기로 근무한 푸젠성·저장성·상하이 출신들의 인재들이다. 시진핑은 왜 하필이면 많고 많은 인재 중에 즈장신쥔을 골랐을까?
 
중국 명청 시대 장원급제한 이들의 58%가 푸젠·저장 출신이고 지금 중국 1000대 부자의 40%가 이 지역 출신들이다. 이재(理財)에 밝고 총명하기는 이 지역 인재를 따라올 데가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대소비시대는 경제와 금융을 잘 아는 이가 필요한데 중국의 유대인이라고 불리는 장사꾼들이 바로 이 지역 인재들이다. 한국이 시진핑 2기 시대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바로 이들 ‘지청+칭화+즈장’과 연결해야 답이 나온다
 
중국 신시대 유망산업은 ‘신강미소’
‘초심을 잃지 말자(不忘初心)’는 말로 시작해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꿈꾸자는 말로 끝을 맺은 장장 3시간 반에 걸친 시진핑 주석의 19차 당 대회 보고에서 언급한 중국의 미래 ‘신시대 33년’의 핵심 키워드는 ‘신강미소(新强美消)’다.
 
제조업이 아닌 혁신주도형의 ‘새로운 패러다임(新時代)’의 나라, 대국이 아니라 ‘강한 나라(强國)’, 성장의 후유증으로 세계 최대의 쓰레기장이 된 나라가 아닌 푸른 하늘과 맑은 물이 있는 ‘아름다운 나라(美麗)’, 투자에 목숨 걸어 물질문명을 만들어 내는 데 올인하는 나라가 아니라 황폐해진 정신문명을 드높이고 번 것을 ‘골고루 나누고 소비(消費)’하는 나라다.
 
한국은 돈을 벌어야 한다. 중국 돈이 말을 하면 미국이 조용해진다. 한국 돈이 말을 하면 중국이 조용해지도록 만들어야 한국이 산다. 중국 돈에 고개 숙이는 실력으로는 외교고, 안보고 간에 승산이 없다. 어디서 벌까? 중국은 이젠 공급 축소가 아니라 4차산업을 통한 서비스확대를 시작한다. 방위산업은 강국의 필수 조건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산업, 방위산업, 환경과 의료, 오락과 문화산업이 시진핑 2기 시대의 유망업종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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