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배 급등 신라젠, 잠재력 크지만 허가받은 약 없어 조마조마

중앙선데이 2017.11.26 01:42 559호 18면 지면보기
주가 반년 만에 1만원대서 10만7000원
올 5월까지도 1만원 대에서 횡보했던 신라젠의 주가는 불과 반 년 만에 10배 넘게 급등했다. 이 회사의 주가 상승폭은 지난 1개월간 106.5%, 3개월간 437%, 6개월간은 1004.9%다. 최근 주가 양상은 롤러코스터를 보는 듯하다. 지난 20일만 하더라도 상한가(주가 상승률 30%)를 기록하며 한때 주당 가격이 15만원을 넘었지만 같은 주 금요일인 24일에는 14% 급락해 10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시총 규모는 그래도 코스닥 3위다. 매출 50억원 규모의 소규모 코스닥 상장업체에 개미 투자자와 여의도 증권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부산대 산학 기반 벤처로 태동
항암제 ‘펙사벡’ 글로벌 3상 진행

 
신라젠은 2006년 부산대 의대 연구진이 임상시험을 위해 설립한 산학협력 기반 바이오벤처다. 7년 뒤인 2013년 치과의사 출신 문은상 대표가 경영권을 넘겨받았고, 그 다음해 항암 치료제 ‘펙사벡’ 기술을 100% 보유한 미국 바이오기업 제네릭스(현 신라젠바이오)를 인수ㆍ합병(M&A)했다.
 
펙사벡을 필두로 한 신라젠의 기술력은 기대 이상이다. 문은상 대표는 “말기 암환자를 완치하는 꿈의 항암제가 이제 한국에서 나올 때가 됐다”며 “펙사벡은 생명 연장에 그쳤던 항암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현재 신라젠은 간암·신장암·대장암·유방암 등을 대상으로 총 7개의 펙사벡 글로벌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간암의 경우, 1상·2상 단계를 넘어 3상 단계에 진입했다. 항암제 분야에서 대규모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신라젠이 처음이다. 최근의 주가 움직임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라젠이 보유한 기술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신라젠의 주가 상승세가 과도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신라젠은 아직 정부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의약품도 없을 뿐더러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 이후 아직까지 분기 영업이익조차 기록한 적이 없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손실 371억원을 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최선의 상황을 기대하면서 투자하고 있으나 펙사벡이 임상 3상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거나, 다른 부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신라젠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BNK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8곳 중 한 곳도 신라젠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단기간의 급등 흐름이 도리어 전체 헬스케어주의 추세적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바이오 일부 종목에 집중된 매수세로 코스닥이 단기간에 급등했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건전한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오히려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관련기사 
● 10년 만에 800 찍은 코스닥 ‘오버슈팅’ 논란
● 꼭짓점인지 상승기 초입인지 불분명…‘묻지마 투자’ 금물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