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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끊기 힘든 건 도파민 과다분비 탓

중앙선데이 2017.11.26 00:02 559호 24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올해도 한 달여 남았다. 새해 금연을 결심했다면 미리 계획해 도움 받을 곳을 알아두는 게 좋다. 혼자 하는 금연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혼자 시도할 경우 ‘1년 금연’ 실패율이 97%나 된다. 병원·보건소로부터 도움을 받으면 30%대까지 성공률이 올라간다.
 

흡연 때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도파민 줄면 피고 싶은 욕구 분출
안 피면 불안·초조 금단현상

혼자 끊기 어려워, 클리닉 찾아야
바레니클렌 6개월 후 금연율 45%

2년 전부터 정부가 병·의원 금연 치료 비용을 대부분 지원하면서 적극적으로 금연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8월까지 총 29만80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절반 이상이 40~50대 흡연자였다. 내년엔 병원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금연 서비스’도 시작한다. 금연을 돕는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있다. 금연할 절호의 기회다. 내게 맞는 치료법은 무엇인지 미리 살펴보자.
 
흡연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실제 금연 치료의 도움을 받은 곳으로 응답자의 약 30%가 ‘보건소’를 꼽았다. ‘병·의원’은 7%, ‘입소형 프로그램’ ‘온라인 프로그램’ 등은 5% 미만이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일산백병원 이언숙 교수는 “정부 지원 후 금연 치료를 목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예전에 비해 10~20배 늘었다”며 “요즘은 입원한 환자가 외래로 찾아와 금연 약을 처방 받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수술로 입원한 김에 담배를 끊겠다는 생각을 하는 환자가 많아진 것이다.
 
현재 일반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보건소의 금연클리닉과 병·의원 방문 치료, 입소형(캠프) 프로그램, 전화·온라인 상담 등이 있다. 각 지역의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은 상담 후 니코틴 대체제를 처방하고 검사하는 것을 반복한다. 6개월간 금연에 성공하면 상품권도 준다. 병원의 금연 프로그램도 비슷하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는 “환자가 병원에 오면 보험 공단에 등록한 뒤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며 “3개월 정도 치료한 뒤 금연을 유지할 자신이 있으면 치료를 끝내고 아니면 반복 치료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은 1년에 3회까지 무상이다.
 
금연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한다. 약물요법과 상담·행동요법·운동 같은 비약물요법이다. 금연 치료 약물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금연 치료 초기에는 니코틴 대체제를 이용해 약간의 니코틴을 주입하면서 금단현상을 막는다. 니코틴 대체제로는 피부에 붙이는 패치와 껌, 알약이 있으며 환자의 선호를 고려해 고른다. 평소 피부 가려움증이 있다면 패치 형태는 피하고, 보철을 하고 있다면 껌 대신 다른 방법을 쓴다. 초반 4주 정도는 강한 용량의 제품을 사용하다가 2주씩 줄여 나가는 식이다.
 
항우울제의 일종인 ‘부프로피온’도 금연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 중 하나다. 우울증이 심하거나 체중 증가를 두려워하는 여성 흡연자가 주로 부프로피온을 쓴다. 니코틴 대체제와 부프로피온은 약 13~15% 정도가 효과를 본다.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은 금연 전문 치료제인 ‘바레니클린(제품명 챔픽스)’이다. 백 교수는 “바레니클린 복용 시 혼자 금연을 시도할 때보다 3배 정도 효과적”이라며 “금단증상도 거의 없고 담배를 맛없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바레니클린은 뇌 조직에서 담배의 니코틴이 붙어 작용하는 니코틴 수용체에 대신 붙는다. 담배를 피운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약은 아침 저녁 두 번 복용한다. 6개월 후 45% 정도 금연율을 보인다. 백 교수는 “어떤 약이든 처음 복용할 때 혹시 부작용이 있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며 “담배를 끊을 때 우울증이 생기기 쉬우며 자살 충동이 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금연을 유지하는 일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다시 담배에 손을 댈 위험이 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금연 실패 원인의 51%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담배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이라며 “실제로는 담배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끊으려 할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져 다시 피우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니코틴이 일시적인 진정작용을 하지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니코틴에 중독되면 흡연할 때 몸속에 극도의 스트레스 기전이 발동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고 땀이 나는 등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특히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줄어들면서 흡연 욕구가 생기고 이때 니코틴 공급이 안 되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불안하고 초조해지며 안절부절 못하고 다시 담배를 찾는다. 최 교수는 “다시 피우면 괜찮아질 거라고 착각하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면서 “니코틴이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 자체를 낮추기 위해 이완요법과 명상을 할 수 있다.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긴장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듯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킨다. 이를 닦고 물을 마시며 손을 바쁘게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금연 성공에는 특별한 비결이 없다. 최 교수는 “금연은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달린 것이므로 혼자서 끊으려고 하기 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며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 대부분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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