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년 만에 800 찍은 코스닥 ‘오버슈팅’ 논란

중앙선데이 2017.11.26 00:02 559호 1면 지면보기
코스닥이 장중 800선을 돌파한 지난 24일, 오히려 종가는 전일 대비 0.5% 하락한 792.74로 마감했다. 최근 급등세에 따른 ‘버블(거품) 우려’로 차익 매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0.8% 오르는 동안 코스닥 상승률은 14%에 달했다.
 

일부 바이오업체 PER 수천 배 수준
17년 전 'IT 버블' 재연 우려 나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1월 이후 꼭 10년 만에 코스닥이 800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제약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수백~수천 배까지 뛰어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바이로메드는 4576배, CMG제약은 363배다. PER이 높을수록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코스닥 제약업종의 PER은 41.07배로 제조업(5~7배)보다 매우 높다. 아직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해 PER 자체에 의미가 없는 신라젠의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3위(약 7조1100억원)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제약·바이오주의 ‘오버슈팅(과열)’ 양상에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부가 벤처·코스닥 육성을 내세웠던 흐름과 최근 정부의 코스닥 정책이 매우 유사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다음달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벤처 버블 때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무차별적으로 주가가 오르다 결국 폭락으로 이어졌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재연될 경우 정부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초 3000에 육박했던 코스닥 지수는 같은 해 연말 500선 초반으로 하락했다. 이후 지금까지도 1996년 코스닥 시장 출범 당시 기준선(1000)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에 비춰 볼 때 실적이나 숫자만으로는 사업성을 평가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연구개발 시기에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지만 일단 성공하면 엄청난 흑자로 돌아선다”며 “테슬라 같은 기업도 적자로 인해 신라젠처럼 PER을 매길 수 없지만 전기차의 미래성만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관련기사
● 꼭짓점인지 상승기 초입인지 불분명…‘묻지마 투자’ 금물
● 10배 급등 신라젠, 잠재력 크지만 허가받은 약 없어 조마조마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