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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철길·찻길·뱃길로 떠나는 '섬속의 섬' 소무의도 여행

중앙일보 2017.11.25 08:00
단풍시즌이 끝났다. 화려한 단풍은 봄꽃처럼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제 차분히 마음을 다잡고 연말을 맞이할 시기다. 지난 계절의 들뜬 마음을 식히는 데는 탁 트인 바다가 적격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에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다가올 한 계절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김순근의 간이역(12)
1시간 코스 바다 둘레길 ‘무의바다누리길’
8개 구간으로 나눠 각 구간 스토리텔링화
북파공작원 지옥훈련받던 실미도도 인근에

수도권에서 가장 빨리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은 영종도다. 무의도, 장봉도, 신시모도 등 많은 섬과 아름다운 해변이 주변에 있고 대중교통인 공항철도가 다녀 언제든 쉽게 떠날 수 있는 바다 여행지가 됐다. 이중 영종도에서 뱃길로 5분여 거리에 있는 무의도의 부속섬 소무의도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반나절 코스로 간편하게 다녀오기에 좋다.
 
 
소무의도 둘레길. [사진 김순근 제공]

소무의도 둘레길. [사진 김순근 제공]



 
작지만 없는 게 없는 섬 
 
면적이 1.22㎢인 작은 섬이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작은 해변도 있고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에 전통 어촌의 모습이 살아있는 마을과 전망대 등. 특히 본섬인 무의도에서 414m 길이의 연도교로 이어져 있어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찔한 바다 위를 가로질러 걸어가는 특별한 재미도 있다. 
 
여행은 자동차로 편하게 가는 방법도 있지만 그래도 여행의 묘미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가는 전통적 여행이 제맛이다. 철길, 찻길, 뱃길, 골목길, 바닷길을 두루 거치며 섬 속의 섬 ‘소무의도’로 떠나보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소무의도로 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공항철도 인천공항역에서 바로 한층 위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로 갈아탄 뒤 용유역에 내려 해안데크길과 바다 위 연륙도로 이어진 2km 거리 선착장까지 산책하듯 걸어가거나 인천공항 버스 승차장에서 222번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둘레길 6구간 명사의 해별길. [사진 김순근]

둘레길 6구간 명사의 해별길. [사진 김순근]

 
높은 고가레일 위를 8mm 떠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한다면 또 하나의 여행이 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용유바다 풍경이 정겹고 장기주차장을 가득 메운 승용차, 인천공항 활주로를 분주히 오가는 항공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 및 사무실 구역을 지날 땐 창문이 저절로 뿌옇게 변하는 사생활 보호 기능 등 제법 볼거리가 많다.  
 
또 잠진도를 잇는 연륙도로는 영화와 드라마에 곧장 등장하는 낭만로드. 최근에는 OCN의 ‘블랙’에서 하람역을 맡은 고아라가 노을을 배경으로 연륙도로를 걸어가는 장면이 촬영됐다.  
 
 
잠진도로 가는 연륙도로. [사진 김순근]

잠진도로 가는 연륙도로. [사진 김순근]

 
잠진도에서 배를 타면 무의도까지 5분여 거리. 배 주변으로 날아드는 갈매기떼에 새우깡을 던져주다 보면 금세 도착이다. 배 도착시각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 마을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골목길을 10여분 정도 달리면 소무의도가 바라보이는 광명항에 닿는다.
 
소무의도 여행은 본섬인 무의도와 연결된 414m의 ‘소무의 인도교’앞에서 시작된다. 이곳이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2.5km, 1시간 코스의 둘레길 ‘무의바다누리길’ 출발점이다. 둘레길은 총 8개 구간으로 나눠 소무의도 8경을 스토리텔링화 해놓았다.  
 
 
소무의인도교. [사진 김순근 제공]

소무의인도교. [사진 김순근 제공]

 
 
8개 구간 설명 읽는 묘미 
 
1구간인 소무의도 인도교에서 시작해 섬에 들어선 뒤 왼쪽 시계방향으로  2구간 마주 보는 길, 3구간 떼무리 길, 4구간 부처깨미 길, 5구간 몽여 해변 길, 6구간 명사의 해변 길, 7구간 해녀 섬길, 8구간 키 작은 소나무 길 등이 이어진다. 구간이 바뀔 때마다 해당 구간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읽어보면 여행이 더욱 알차다.
 
 
해녀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7구간 해녀섬길. [사진 김순근 제공]

해녀섬이 한눈에 들어오는 7구간 해녀섬길. [사진 김순근 제공]

 
섬에 들어서면 왼쪽 작은 어촌인 동편마을 쪽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바로 앞 가파른 계단 길은 하산 코스로 잡아 전망을 즐기며 내려오는 것이 좋다. 작은 섬이지만 둘레길을 따라 마을길, 숲길, 벼랑길, 밭길, 해변길, 깔딱고개길 등 다양한 길들이 펼쳐지며 스치는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번잡한 상념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특히 5구간 몽여해변길에는 동촌마을과 등을 맞대고 있는 서촌마을 앞 작은 해변이 정겹고, SBS ‘불타는 청춘’ 촬영지로 오드리 헵번을 테마로 한 티파니 카페, 소무의도 주민의 삶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섬 이야기 박물관 등이 잠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담한 서편마을 앞 작은 해변. [사진 김순근 제공]

아담한 서편마을 앞 작은 해변. [사진 김순근 제공]



 
장군바위의 전설 
 
썰물 때면 6구간 명사의 해변에서 인도교까지 해안이 드러나 걸어서 갈 수 있다. 이곳에는 안개 낀 날 섬으로 들어오던 왜구들이 거구의 장군으로 착각해 도망을 쳤다는 장군바위가 명물. 옛날 해녀들이 휴식을 취하던 해녀섬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다.  
 
 
해녀섬과 장군바위. 썰물때만 볼 수 있다. [사진 김순근 제공]

해녀섬과 장군바위. 썰물때만 볼 수 있다. [사진 김순근 제공]

 
둘레길은 높은 당산 구간을 빼고는 대체로 평탄한 길이다. 곳곳이 전망포인트지만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인 당산은 최고의 전망포인트. 갈딱고개 같은 가파른 계단 길을 땀 흘리며 오른 보람을 빼어난 전망으로 보상해준다. 당산에서 하산하는 코스 또한 전망이 좋다.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무의도 광명항과 이어진 414m 길이의 연도교가 그림처럼 펼쳐져 탄성을 자아낸다.
 
 
소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당산. [사진 김순근 제공]

소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당산. [사진 김순근 제공]

마지막 8구간 하산길. 가파른 계단이지만 전망이 좋다. [사진 김순근]

마지막 8구간 하산길. 가파른 계단이지만 전망이 좋다. [사진 김순근]

 
둘레길 탐방 후 여유가 있으면 무의도 선착장행 버스의 중간 정착지인 실미해수욕장에 내려 실미도를 둘러볼 수 있다. 1968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에 대한 보복을 위해 창설한 일명 실미도 부대원들이 지옥훈련을 받던 장소로 영화 ‘실미도’가 촬영된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하루 두 번 있는 썰물 때를 맞춰야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실미도를 잇는 길이 드러나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여행정보
무의도와 414m 다리로 연결된 소무의도. [사진 김순근 제공]

무의도와 414m 다리로 연결된 소무의도. [사진 김순근 제공]

 
공항철도(서울역~인천공항역)와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인천공항역~용유역)를 연계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공항철도 인천공항역 한 층위에 자기부상열차 인천공항역이 있다.  

공항철도는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와 서울역~인천공항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1인 좌석제의 직통 열차가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역~용유역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15분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승용차로 갈 경우 배에 승용차를 선적할 수 있어 무의도 광명항까지 곧장 갈 수 있다.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무의도행 뱃삯은 1인 성인 왕복 기준 3,800원(승용차 선적 시 2만원 별도).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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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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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근 김순근 여행작가 필진

[김순근의 간이역]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걱정과 두려움도 있겠지만, 성공의 성취감은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간이역’은 도전에 나서기 전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처음 가는 길은 먼저 간 사람들이 겪은 시행착오 등 경험들이 큰 힘이 된다.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한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공유하고, 좋은 힐링 여행지를 통해 도전에 앞서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막연한 두려움을 씻어내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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