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별별 마켓 랭킹] VR기기 2조 시대…많이 팔린 기기 2위 소니, 1위는

중앙일보 2017.11.25 00:01
[별별 마켓 랭킹] 장안의 화제 '가상현실', 가장 많이 팔린 기기는?
 
‘빰빠밤~ 나는 제다이(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요 인물들이 속한 가상의 기사단 )다!’
 
여섯 살 꼬마의 전유물이던 영화 주인공 흉내를 40대 중년인 아빠가 한다면. 아마도 조금 쑥스럽겠지요. 아내로부터 ‘등짝 스매싱’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작은 일탈을 꽤 유쾌하게 해볼 수 있는 신기술이 요즘 등장해서 어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미국 디즈니는 지난 7월 창립기념 행사인 ‘D23 엑스포’에서 영화 속 제다이가 되어볼 수 있는 ‘스타워즈: 제다이 챌린지’ 게임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바로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게임입니다. VR 기기를 통해서 영화 속 배경인 우주가 나타나고, 이어 적들도 등장합니다. 그러면 번쩍이는 광선검 모형을 실제로 들고서 VR에 보이는 적들과 맞서는 거죠. 아이부터 어른까지 이 VR 게임을 체험해보려는 인파로 행사장이 꽉 찼다고 합니다. 9월에 독일에서 열린 세계 3대 가전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 때도 이 게임이 등장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VR에선 영화 주인공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깊은 물 속에 들어가기 겁나서 다이빙이 어려웠던 사람도 VR 안에 들어가면 눈앞에 심해의 고래상어나 예쁜 산호초들이 펼쳐지죠. TV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보면서 오지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고 꿈꾼 시청자라면 VR로 선행학습을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IFA 2017'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기어 VR'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 자카르타포스트]

'IFA 2017'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기어 VR'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 자카르타포스트]

이 모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가 VR 기기입니다. 돈이 되고 화제도 되는 신기술을 지나칠 리 없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VR 기기라는 유망한 새 시장 또한 놓칠 수 없겠죠. 많은 기업이 VR 기기를 출시해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가 집계한 지난해 VR 기기 판매 순위부터 보실까요.
 
지난해 VR 기기 판매량(단위: 대)
1위   기어 VR                 삼성전자(한국)    451만
2위   플레이스테이션 VR   소니(일본)           75만
3위   바이브                   HTC(대만)           42만
4위   데이드림 VR           구글(미국)           26만
5위   리프트                  오큘러스(미국)      24만
 
자료: 슈퍼데이터
 
1. 기어 VR(삼성전자) 
삼성전자 기어 VR.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기어 VR. [사진 삼성전자]

네, 삼성전자 ‘기어 VR’이 451만대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2~5위 도합 167만대가 팔렸으니 기어 VR이 이보다도 2.7배 팔린 건데요. 지난해 글로벌 VR 기기 판매량이 총 630만대였다고 하니 시장 점유율이 무려 71.6%!
 
기어 VR은 삼성전자와 미국의 오큘러스가 공동으로 개발해 ‘IFA 2014’ 때 처음 공개했습니다. 한국 제품이니 아마 우리 주변에서 현재까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VR 기기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어 VR의 힘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시리즈와 호환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갤럭시S’ ‘갤럭시S 엣지’ 시리즈부터 ‘갤럭시노트’ 시리즈까지. 이번 ‘갤럭시노트 8’ 발매 때도 사전예약 사은품으로 제공됐으니까요. 사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기어 VR에 스마트폰을 꽂기만 하면, 끝.
 
다만 스마트폰별로 규격에 맞는 제품이 있고 아닌 제품이 있어 최신 스마트폰에 맞는 신형 기어 VR을 다시 만들어 발매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스마트폰과 호환이 되는지를 구매 전에 꼭 확인하셔야 하겠습니다.어쨌든 이런 호환성,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에 VR 콘텐트를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격대는 11만~14만원대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전형적인 보급형 VR 기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2. 플레이스테이션 VR(소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사진 소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사진 소니]

2위는 지난해 75만대가 팔린 일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키덜트(Kid+Adult, 아이 성향을 지닌 어른 소비자)라면 익히 아실 텐데요. 동명의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연동되는 VR 헤드셋입니다. 그만큼 고품질 VR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인지 가격대도 34만~56만원대로 비쌉니다. 게임 외에도 영상 시청이 가능하답니다.
 
한국엔 지난해 10월 출시됐습니다. 게임 산업이 발달한 일본이 VR에서도 소니를 필두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어 주목됩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기어 VR의 후속작인 ‘HMD 오디세이’를 지난 21일 출시했습니다(컨트롤러 포함 79만원). VR과 증강현실(AR)의 중간 단계 기술인 혼합현실(MR)이라는 신기술을 써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3. 바이브(HTC) 
HTC 바이브. [사진 HTC]

HTC 바이브. [사진 HTC]

3위는 대만 기업 HTC의 ‘바이브’로 42만대가 팔렸습니다. 가격은 599달러이니까 한화로 65만원대. 그나마 799달러(76만원대)에서 올해 정가를 내렸습니다. 한국 공식 가격은 좀 더 비쌉니다(99만원). 기어 VR, 플레이스테이션 VR이 초심자를 위한 기기라면 바이브부터는 VR을 보다 제대로 즐기려는 중급자 이상 소비자에게 ‘지름신 강림’을 유도하는 기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패키지에 헤드셋 본체 외에 2개의 베이스 스테이션, 2개의 모션 컨트롤러가 포함돼 좀 더 역동적으로 VR 콘텐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최근 HTC는 ‘바이브 포커스’라는, 성능이 향상된 VR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기존 바이브의 경우 유선 연결과 별도 카메라 설치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무선으로 동작하는 독립형 VR 기기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적화나 속도 면에서도 전작 대비 개선이 됐다고 합니다.
 
4. 데이드림 VR(구글) 
구글 데이드림 VR. [사진 구글]

구글 데이드림 VR. [사진 구글]

4위는 지난해 26만대 팔린 보급형 VR 기기 ‘데이드림 VR’이 차지했습니다. 미국 구글이 구현한 동명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VR 플랫폼을 즐길 수 있는 헤드셋입니다. 지난해 11월에서야 출시됐으니 천하의 구글도 VR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였네요.  
 
국내에서 데이드림 VR을 체험하고 싶다면 연동이 지원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8’이나 LG전자 ‘V30’ 스마트폰을 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데이드림 VR 헤드셋의 가격은 79달러(8만5000원대)로 기어 VR보다도 저렴하네요. 데이드림 VR의 특징은 사진처럼 천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독특하죠. 그만큼 무게감이 좋아서(타 VR 기기 대비 30% 가벼움) 아이들이 즐기기에 적합하겠습니다. 블루투스 리모컨으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지난주 한국에 출시된 최신작 ‘데이드림 뷰 VR’ 헤드셋은 12만원대입니다.
 
5. 리프트(오큘러스) 
오큘러스 리프트. [사진 각 업체]

오큘러스 리프트. [사진 각 업체]

5위는 오큘러스 ‘리프트’로 24만대가 팔렸네요. HTC 바이브처럼 고가 VR 기기입니다. 그래도 최근 499달러(54만원대)에서 399달러(43만원대)로 가격을 내렸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라고 하면 왠지 익숙한 이름 아닌가요.  2013년에 처음 개발자용 초기 버전을 공개했던 VR 분야 선구 업체의 제품명이니까요. 지난해 정식 버전의 리프트를 출시해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VR 기기들은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 구동 방식은 비슷합니다.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HMD)로 사용자 눈앞에서 화면을 보여주고 이때 디스플레이가 영상을 좌우 2개로 나눠 보여줍니다. 사람이 사물을 인식할 때 양쪽 눈으로 봐야 입체적으로 느끼면서 실제로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랍니다. 아울러 VR 기기에 내장된 센서가 시야를 확보해주기 때문에 VR 기기를 쓰고 고개를 돌리면 머리의 방향과 시점이 일치하게 되는 거죠.
 
스키점프 VR 시뮬레이터 체험을 해보고 있는 소비자. VR 산업의 성장은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콘텐트 다양화에 달려 있다. [중앙포토]

스키점프 VR 시뮬레이터 체험을 해보고 있는 소비자. VR 산업의 성장은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콘텐트 다양화에 달려 있다. [중앙포토]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VR 기기 시장 규모는 18억 달러, 한화로 약 2조원이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시장 규모는 점점 커져 2020년엔 중국 VR 시장만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닙니다. VR 기기와 플랫폼을 만드는 기술 발달보다 즐길만한 VR 콘텐트가 많지 않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힙니다. 콘텐트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겠죠. 1년 후, 3년 후 VR 산업은 또 어떻게 변해갈까요.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VR 기기들과 함께 이를 눈여겨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 이미지를 누르면 지난 '별별 마켓 랭킹 이건 몇등이니'를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