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文 대통령 포항 방문에 이재민들 "피해 복구 빨라질까" 기대

중앙일보 2017.11.24 14:57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방문해 시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방문해 시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 직접 지진 피해 현장의 심각성을 보고 갔으니 복구에도 속도가 더 붙지 않겠습니까.”

수능 다음날인 24일 포항 지진 현장 방문
이재민 만나 대화 나누고 피해 상황 점검
피해 주민들 "복구에도 속도 붙지 않겠나"

 
일주일 미뤄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진 다음날인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재민들은 문 대통령 방문으로 피해 건물 복구와 주거 지원 대책에 보다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경북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앞서 포항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심각한 피해를 입은 대성아파트 현장을 둘러본 뒤였다. 문 대통령은 체육관 입구에서부터 자원봉사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어 지진 피해 및 복구 상황, 이재민 지원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으러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 대성아파트를 찾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최웅 포항시 부시장으로부터 피해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 대성아파트를 찾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 최웅 포항시 부시장으로부터 피해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브리핑 장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텐트 밖으로 나와있던 이재민과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대성아파트 주민인 최모(63·여)씨가 “중앙정부에서 후속조치를 어떻게든 잘 좀 해주세요. 우리 좀 살게 해주세요”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호소하자 문 대통령은 “고생하십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며 위로했다.
 
브리핑 이후 이재민 대표 10여 명이 나와 마이크를 잡고 건의사항을 담은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이재민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김 장관은 이재민들에게 “그동안 잘 버텨주셨습니다. 조금만 더 버텨주이소”라고 말하며 허리를 숙였다. 이어 문 대통령도 약 20분간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발언을 마친 문 대통령은 체육관을 빠져나오면서 텐트 옆에 서 있던 이재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아 공개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아 공개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민 김수년(84·여)씨는 “여기에서 생활하다보니 다리가 아파 죽겠다. 우리가 빨리 집에 돌아갈 수 있게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성아파트 주민인 김정길(57)씨는 “같은 처지이지만 아이가 있는 사람들이나 몸이 불편한 노인 분들의 처지가 참 안됐다. 우리 집은 아예 통제가 돼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되는 건지 좀 알게 해달라고 대통령에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흥해실내체육관 앞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나눔봉사단 이재기(56) 총무부장은 “지진 다음날부터 흥해실내체육관 앞에 부스를 설치하고 봉사를 했다”며 “문 대통령이 상심에 젖은 분들에게 위로를 하러 오셔서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봉사단 황형남(51) 제선부 소결파트장은 “문 대통령의 방문에 봉사자들도 놀랐다. 이재민뿐만 아니라 봉사자들도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으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 북구의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작은 소동도 있었다.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일정상 빠르게 체육관을 나서던 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 한 이재민이 그를 제지하는 포항시청 공무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얼굴 주위를 가격했다. 고의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이재민 신모(59)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연행했다. 신씨는 연행되는 과정에서 “주택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는데 나를 체포해간다”고 소리지르며 저항하기도 했다. 
 
앞서 신씨는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반 주택들도 심각하게 파손된 곳이 많은데 아파트만 언론에 부각되고 있다. 세입자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부터 우선적으로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아 관계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배식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찾아 관계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배식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재민을 위한 밥차에서 배식을 받은 뒤 체육관 앞 간이 천막에서 주민·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병구(63) 흥해읍 약성1리 이장은 “피해를 입은 곳의 안전점검이 빨리 이뤄져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부가 신속하게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대통령께선 돈이 얼마나 들더라도 필요한 장비를 동원해서 점검하고, 주민들이 ‘이제는 살아도 되겠구나’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책임지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식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임시 거처를 마련한 포항시 북구 양덕동 장량 휴먼시아 아파트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이재민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주민 100여 명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은 환호하며 그의 방문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과 악수를 하고 함께 10여분간 사진 촬영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아파트 정미희(58·여) 1단지 관리소장은 “22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재민들을 찾아뵙고 격려와 위로를 많이 해드렸는데 문 대통령의 방문으로 그분들이 더욱 힘을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수능이 치러진 2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2.0 미만 여진이 네 차례 발생한 데 이어 24일 0시29분에 2.6, 오전 1시17분에 2.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김정석·하준호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사람이 먼저다!" 격려의 글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지진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포항의 이재민 입주주택을 방문해 "사람이 먼저다!" 격려의 글을 선물했다. [연합뉴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