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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 쫓는다”며 이름 적은 골프공 골프채로 친 무속인…法 “사기죄”

중앙일보 2017.11.24 09:27
무속인이 아닌 사람이 귀신 쫓는 기도를 해준다고 속여 돈을 받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가짜 무속인’은 골프공에 이름을 적은 뒤 이를 골프채로 쳐 액운을 쫓아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였다. [중앙포토]

무속인이 아닌 사람이 귀신 쫓는 기도를 해준다고 속여 돈을 받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가짜 무속인’은 골프공에 이름을 적은 뒤 이를 골프채로 쳐 액운을 쫓아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였다. [중앙포토]

액운을 쫓는다며 피해자의 이름을 적은 골프공을 골프채로 치는 등의 행위를 한 50대 ‘가짜 무속인’에게 대법원이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6ㆍ여)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인정하면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전부 유죄 취지로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환송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무속인이 아닌 사람이 귀신을 쫓는 기도를 해준다고 속여 돈을 받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신 내림을 받은 무속인이 아니며 피해자를 만나기 전에 기치료를 해 본 경험도 없었다”고 지적한 후 “이런 A씨가 귀신을 쫓는 기도를 해준다거나 골프공에 이름을 적어 골프채로 쳐 액운을 쫓는다며 돈을 받은 행위는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 행위로서 허용되는 한계를 벗어난 사기”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기도를 통해 정신적인 위안을 받은 사정이 있더라도 이는 돈을 받기 위해 A씨가 내세운 명목에 현혹되거나 속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 B씨로부터 2006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총 1억889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내의 귀신을 쫓아내 주는 기도를 해준다며 그를 속였다.  
 
2013년 12월엔 갚을 의사가 없으면서도 원금과 이자를 갚겠다며 B씨에게 2000만원을 빌린 혐의(사기)도 받았다.
 
1ㆍ2심은 “A씨가 실제 기도행위를 했고, 피해자도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며 갚을 의사 없이 2000만원을 빌린 혐의만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무속인이 아닌 자의 기도행위 등은 사기행각’이라는 이유로 A씨의 행위는 무속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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