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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 뚜껑 열릴까, 닫힐까

중앙일보 2017.11.24 01:50 종합 20면 지면보기
돔(dome)이냐, 개방형이냐. 새로 지어질 잠실야구장의 형태를 놓고 서울시가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잠실야구장 국제교류복합지구 시민참여관에서 전문가 공개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잠실야구장 기초 조사 결과 및 개발방향’ 보고서가 공개됐다. 서울시 의뢰로 국제경기장 설계회사인 로세티가 작성한 보고서는 “새 잠실야구장의 형태는 개방형-개폐형-돔형 순으로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 23일 전문가 공개 워크숍
국제 컨설팅사 “개방형이 바람직”
시민 “개방” 46% vs “돔” 48% 팽팽

구장 형태는 내년 확정 … 비용 관건
한강변 이전해 2025년 완공 목표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잠실야구장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국제교류복합단지 사업에 따라 한강변으로 이전·신축된다. 새 구장 건설 계획은 2019년 착공,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국제교류복합단지 사업은 2022년까지 잠실운동장 일대를 문화·체육 시설에 마이스(MICE·국제 회의와 전시회 등을 유치하는 서비스 산업) 시설을 더해 ‘올림픽 트레이드 파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서울 잠실야구장 모습(위 사진). 이 야구장은 2025년까지 한강변으로 신축·이전된다. 좌석 수는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000석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현재의 서울 잠실야구장 모습(위 사진). 이 야구장은 2025년까지 한강변으로 신축·이전된다. 좌석 수는 국내 최대 규모인 3만5000석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보고서는 ‘개방형으로 지어야 한다’는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이를 사실상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꼽았다. 이 부분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과거 발언과 어긋나는 면이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 12월 트위터에 “제대로 된 돔구장으로 만들 생각”이라며 잠실야구장의 형태를 돔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한국야구협회(KBO)와 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개방형과 돔형이 각각 46.2%와 47.8%의 지지를 얻어 팽팽히 맞섰다.
 
돔 구장은 비가 와도 경기를 할 수 있고 야구 외에 다른 행사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고가의 건설비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설비가 장점인 개방형(2500억원)에 비해 1.6배인 4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됐다. 개폐형 돔의 경우는 4500억원으로 가장 비싸며 열고 닫을 때마다 추가로 비용이 발생하고 유지관리비도 많이 든다.
 
보고서는 잠실야구장을 돔 구장으로 건설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고 봤다. “두 구단(LG·두산)의 구장 사용일수를 고려할 때 야구경기 외 다른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적”이고 “3년간 우천 취소는 연평균 13일인데, 배수 시스템과 방수포를 잘 갖추면 8일로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굳이 큰 비용을 들여 돔 구장을 건설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설문조사에서 절반의 야구팬이 원할 만큼 돔 구장에 대한 요구가 높은 상황이다. 무더운 여름철 잠실야구장 불쾌지수가 ‘매우나쁨’에 해당하는 80 이상으로 나타난 날이 2014년 4일에서 2016년 27일로 가파르게 증가했고, 야구팬들이 매년 폭염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해왔다. 콘서트 등 문화 행사 활용도와 주변 상권 부양 효과를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돔구장의 경제 유발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 보고서에는 “불쾌지수와 스포츠 관람객 수에 관한 상관관계 연구는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승률이나 순위 같은 경기적인 요소가 관람객 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과 LG의 성적이 야구장 나들이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활용도에 대해서도 “3년간 서울시내 2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이벤트를 분석해보니 야구 비시즌(1·2·11·12월)에 11회에 불과했다”면서 경제 유발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연구보고서는 참고 자료일 뿐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김일호 서울시 동남권사업단 민자유치팀장은 “새 잠실구장의 형태는 내년 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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