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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갱년기 여성, 고혈압 주의보…챙겨 먹어야 할 '이것'

중앙일보 2017.11.23 04:00
헬스케어 기업에서 일하다 보니 건강에 관한 문제라면 스스럼없이 터놓는 분이 많다. 얼마 전엔 아내가 갱년기라는 중년 남성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분은 아내가 폐경을 하니 여성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 같아 우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산을 여성의 기능으로 보는 관점은 한참 잘못됐다. 시대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 이런 그릇된 사고방식은 갱년기 여성의 우울 증세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정수덕의 60에도 20처럼(17)
여성들 폐경기 이후 고혈압 가능성 커져
혈관운동 제어하는 에스트로겐 부족이 원인
칡·석류 먹으면 에스트로겐 분비에 도움

 
폐경 아닌 '완경(完經)'
 
 
폐경 아닌 완경. [중앙포토]

폐경 아닌 완경. [중앙포토]

 
여성들이여, 생각을 고쳐먹자. 먼저 폐경이란 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 요즘은 몇십 년간 고생하며 치러온 월경을 완성한다는 의미인 ‘완경(完經)’이란 말을 사용하는 추세다. 필자도 반백 년에 걸친 여성의 노고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완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다.
 
현재 대한민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4세, 평균 완경 연령은 51세다. 완경 후 30~40년의 인생이 남아있으며, 이때 여성의 신체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 당연히 완경을 한 이후 여성의 몸은 여전히 소중하다. 오히려 더 보듬고 사랑해야 한다. 진정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적절히 대비하는 건 필수다.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열성 홍조다. 열성 홍조가 있는 경우 얼굴, 목, 머리 혹은 가슴 부위가 붉어지고 불쾌한 열감이 나타나며 이러한 현상은 다른 부위로 퍼지기도 한다. 열성 홍조는 혈관 운동의 문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혈관 운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데, 완경 후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한다. 그로 인해 혈관을 통한 체온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니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화끈거림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 열성홍조. [중앙포토]

갱년기의 대표적인 증상, 열성홍조. [중앙포토]

 
혈관 운동의 차질로 생기는 문제는 열성 홍조에 그치지 않는다. 쉽게 알아차리기도 힘들며 신체에 치명적인 병을 야기하는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흔히 혈관질환은 남성만의 병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이런 통념은 중년 이후부터는 해당하지 않는다. 50대 이후부터는 여성의 고혈압성 심장병 발병 추이가 남성을 초과하며, 완경 후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완경 전 여성보다 3배 높다. 고혈압은 서서히 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완경 후 10~15년이 지난 60~65세에 심혈관 질환 발병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 여성, 치매 위험 높아
 
갱년기 여성이 고혈압 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고혈압과 치매 발병의 연관성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중년기에 고혈압일 경우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40% 가까이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고혈압 진단을 받은 40대 여성은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동년배 여성보다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73%나 더 높았다.
 
고혈압이 뇌 질환까지 유발하는 현상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혈액은 심장의 운동 때문에 신체를 순환한다. 여기서 뇌의 무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그곳으로 흐르는 혈액은 전체 혈류량의 20%나 된다. 심장이 뇌세포에 산소, 포도당 등 자양분을 공급하는 덕분에 뇌가 제구실하고 있으니 고혈압 같은 심혈관 증세가 나타나면 뇌 건강에도 당연히 나쁜 영향을 미친다.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사전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사전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중앙포토]

 
이처럼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되는 고혈압을 통제하는 건 여성의 몸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 덕분이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확장 효과가 있어 혈관의 긴장도를 조절한다. 또 혈관 손상을 보호하고 동맥의 경직도를 완화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기능까지 해낸다. 완경 이후에는 이와 같은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감소하니 여성의 몸 이곳저곳이 삐걱거리게 된다.
 
하지만 30년이 넘게 남은 생애를 손 놓고 흘려보낼 수는 없다. 부족한 에스트로겐을 보충할 수단을 찾는 등 각자의 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전문의와 상담한 후 호르몬 치료를 하는 길도 있다. 또 지난 칼럼에서 필자가 제안했던 고혈압 예방 수칙도 살펴보길 바란다. 갱년기에 좋은 음식을 잘 가려먹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을 통해 에스트로겐 수치를 완벽히 회복할 수 없겠지만, 여성의 몸에 도움은 될 수 있다.
 
지난 칼럼에서도 말했듯이 겨울철은 고혈압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완경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감소와 급격한 기온 저하를 함께 맞는 분들이라면 이번 겨울, 자신의 몸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 아끼고 보호하시기를 바란다.  
 
 
■ 갱년기 여성에 좋은 음식
니코틴산이 풍부한 음식(혈관 확장 및 혈압 조절에 유리)-현미, 잡곡, 콩류 등
칼슘이 풍부한 음식(내분비 호르몬계통 조절)-우유, 콩류 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음식-칡, 석류 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석류차. 프리랜서 김정한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석류차. 프리랜서 김정한

 
■ 갱년기 여성이 주의해야 할 음식
단 음식(혈당수치가 쉽게 올라 당뇨병, 동맥경화의 위험이 커짐)
짠 음식(나트륨이 쉽게 배출되지 않아 고혈압 유발하며 심장과 신장의 부담 증가)
자극적인 음식(기복이 심한 갱년기 정서에 악영향)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 sooduck@n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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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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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덕 정수덕 눔코리아 총괄이사 필진

[정수덕의 60에도 20처럼] 글로벌 헬스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필자는 자신 역시 헬스 중독자다. 바쁜 직장생활로 몸이 크게 망가졌던 젊은 시절, 그는 일과 후 헬스장을 다니며 근육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 남부럽지 않은 훈남으로 거듭났다. 대부분 헬스 정보가 2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현실에서 50~70대의 건강과 식생, 운동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비교해 알려주고 운동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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