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뻐스데이' 이주원

이주원 / 사진=정경애(STUDIO 706)
그는 한 사람이 어떤 존재나 사건, 상황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뭔가를 다 아는 것처럼 함부로 이야기하는 걸 꺼린다. 연기 역시 그렇다. “내가 ‘해피뻐스데이’의 성일을 연기했다고 해서 그를, 그 가족을, 이 영화의 주제를 다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느끼고 이해한 것을 가지고 극 중 상황과, 상대 배우와 부딪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거지.” 그 특유의,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인물의 감정을 툭 던지는 듯한 선 굵은 연기는, 인간과 그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그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이주원 / 사진=정경애(STUDIO 706)
“내가 ‘해피뻐스데이’의 성일을 연기했다고 해서 그를, 그 가족을, 이 영화의 주제를 다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느끼고 이해한 것을 가지고 극 중 상황과, 상대 배우와 부딪치면서 균형을 찾아가는 거지.”
그에게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배우상을 안긴, 반복되는 시간의 미스터리를 그린 ‘혼자’(2016, 박홍민 감독)의 주인공 수민, 그리고 ‘해피뻐스데이’의 성일을 이어 보자면 더욱 그렇다. “‘혼자’의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오히려 수민은 일이 안 풀리는데 그걸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인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해피뻐스데이’의 성일이 더 어려웠다. 보통 사람들보다 상처가 훨씬 많은데, 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나름대로 평범하게 살아가려는 인물이니까.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무대에 처음 섰을 때는 사람들 앞에 서서 연기라는 걸 하는 게 그렇게 가슴 뛰었다. 도둑질하는 것처럼. 그런데 하면 할수록 연기를 잘한다는 게 뭔지 정말 잘 모르겠다. 결국, 배우는 연기를 관객 앞에 내놓기까지 그 ‘과정’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이 말을 이렇게 바꿔 말해도 될까. 그는 한낱 결과에, 듣기 좋은 칭찬에, 순간의 흥분에 쉽게 현혹되는 배우가 아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만의 연기를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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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뻐스데이'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사진=정경애(STUDIO 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