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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앱’ 반대 시위 나선 택시업계 … ‘상생 토론회’마저 취소

중앙일보 2017.11.21 13:56
21일 서울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카풀앱 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21일 서울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카풀앱 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카풀앱 영업 행위 즉각 처벌하라.” 2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개인·법인택시 기사 400여 명이 바닥에 앉아 이렇게 외쳤다. 손에는 ‘택시산업 다 죽이는 카풀앱을 척결하자’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21일 택시기사 400여 명 집회
결사반대로 22일 토론회 무산
‘출퇴근시간’ 언제로 보나 논란
서울시, 국토부에 법 개정 요구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 4개 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집회를 열었다.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풀러스’가 지난 6일부터 사실상 24시간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22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시의 ‘카풀서비스 토론회’도 취소됐다. 21일 서울시는 “택시업계가 토론회 자체를 강력히 반발하고, 일부 토론자가 불참 의사를 밝혀와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 토론회에는 택시업계 관계자, 카풀앱 업체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서울시가 ‘풀러스’의 24시간 영업 행위를 경찰에 고발한 데 대해 비판이 일자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카풀앱은 출퇴근길 동승자를 구해주는 앱이다. 이동 방향이 같은 승객을 ‘카풀’로 태운 뒤 소정을 돈을 받는다. 통상적 의미에서 출근(오전 5시~11시)과 퇴근(오후 5시~다음날 오전 2시) 시간을 분류해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풀러스는 지난 6일 “카풀 서비스를 24시간 체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라이프 사이클이 다양화되면서 출퇴근 시간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울시는 풀러스의 새 서비스를 불법으로 보고 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는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알선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동안 풀러스가 영업이 가능했던 것은 81조의 예외사항 ‘출퇴근 시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퇴근에 대한 명확한 시간 규정이 없다.   
 
서울시는 “풀러스의 새 서비스가 합법이 되면 사실상 24시간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는 ‘택시 면허가 없는 택시’가 등장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풀러스가 여객법을 위반했다고 경찰에 고발했다.   
 
21일 집회에 모인 택시업계 단체 대표들은 카풀앱의 24시간 영업을 ‘불법’이라고 규정하며 성명서를 읽었다. “국토교통부가 24시간 운영 방식은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통보했음에도 사실상 콜택시 방식으로 카풀앱을 운영하며 불법 유상운송 알선 행위를 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21일 택시업계 단체 관계자들이 카풀앱 영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21일 택시업계 단체 관계자들이 카풀앱 영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전국택시노조 서울지역본부 관계자 “스마트폰 카풀앱이 지난해부터 폭증해 안 그래도 택시업계에 타격이 크다. 이런 와중에 낮 시간대에도 영업을 허용하면 택시업계를 죽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풀러스 측은 “한국 근로자 가운데 3분의 1이 이미 유연근무제에 맞춰 출퇴근한다. 환경에 부합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과도한 규제가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년 전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서비스를 좌절시켰다. 국내에서 실패했지만, 우버는 세계시장에서 시가총액 80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카풀앱 논란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입법 미비’에 따른 것”이라며 “소관 부서인 국토부 등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국토부에 법 개정과 가이드라인 수립을 계속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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