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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약관 변경시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알려야”…공정위, 금융 불공정약관 시정 요청

중앙일보 2017.11.21 12:00
앞으로 은행이 약관을 변경할 때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알리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고객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공정위, 불공정한 금융투자 약관 및 은행 약관에 대해 금융위에 시정 요청
불리한 약관 변경시 이를 원하지 않는 고객 계약하지 할 수 있다는 내용 알려야
추상적 사유에 따른 계약해지 조항도 시정 권고
재개발 개건축 신탁계약 해지 조항도 명확하게 규정해야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은 금융투자약관 및 은행ㆍ상호저축은행 약관을 심사해 불공정 약관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자본시장법과 은행법, 상호저축은행법은 금융위원회가 은행 등으로부터 신고ㆍ보고받은 제ㆍ개정 약관을 공정위에 통보하고, 공정위는 통보받은 약관을 심사해 약관법에 위반되는 경우 금융위에 시정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정위 시정 요청에 응해 시정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금융약관 시정 절차

금융약관 시정 절차

 
공정위는 우선 은행 등의 약관 변경 등에서 고객의 권리를 더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통보한 한 은행의 수입대금 송금서비스 약관은 “은행이 약관을 변경코자 할 때는 그 변경 1개월 전에 영업점 또는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시하며 변경내용을 게시한 후 시행일 전 영업일까지 고객의 이의가 서면으로 은행에 도달하지 않으면 고객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약관을 고객이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개별적으로 알리고,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함께 통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계약 해지 사유도 더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한 은행의 FX(외환) 딜링거래 약정서는 ‘은행에 대한 기타 채무를 불이행하는 경우 ’ 은행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포괄적ㆍ추상적 사유로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건 고객에 부당한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라고 시정을 권고했다.
 
공정위는 또 이자,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의 요율 및 계산방법에 고시한다고 규정하면서 ‘성질상 고시하기 어려운 것’을 제외하고 고시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금융위에 시정을 요청했다. 고객이 어떠한 내용이 고시되는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금융투자회사의 불공정 약관으로는 엄격한 계약해지 요건을 규정한 조항이 꼽혔다. 한 금융투자회사의 정비사업 토지신탁계약서는 “수탁자, 수익자 등 이해관계인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탁자의 귀책사유 없이 이 신탁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정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재건축ㆍ재개발 등을 위한 신탁계약에서 계약의 해지는 계약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며 “그 사유는 구체적으로 열거되고 그 내용 또한 타당성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 조항에 대해 “신탁업자에 의한 주택 재개발사업은 이해관계인이 다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 약관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이해관계인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도 어렵다”라며 “이해관계인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계약해지를 불가능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외에 ^은행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불문하고 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배제하는 조항 ^약관의 변경에 대한 고객의 이의제기 방식을 서면으로 한정한 조항 ^고객의 비밀을 정당한 이유 없이 누설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항 등에 대해서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전문용어 사용 등으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금융투자, 은행ㆍ상호저축은행 분야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해 금융소비자의 권리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며 “다수의 금융소비자가 이용하는 금융거래분야의 약관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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