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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비만 5년간 5% 늘어…절반가량이 편식하고 2시간 이상 TV 시청 영향

중앙일보 2017.11.21 12:00
영유아 영양 습관은 소아청소년, 성인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중앙포토]

영유아 영양 습관은 소아청소년, 성인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중앙포토]

직장맘 양모(37·서울 강북구)씨는 6세 딸 아이가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고민이다. 딸은 키 1m2㎝, 몸무게 20㎏으로 과체중이다. 종일 과자·초콜릿을 달고 산다. 양씨는 “나도 어릴 때부터 비만이었는데 아이까지 비만이 될까 봐 걱정”이라며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 식단 조절에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공단, 5~6세 건강검진 영양 행태 분석
편식 43%, 2시간 이상 TV 시청 32%, 아침 결식 4.8%
식사속도 빠르고 TV 오래 보면 32.2%가 비만

영유아 때 비만하면 합병증·성인 비만 야기
"만 12~24개월 때 식습관 교육 시작해야"
"육아 환경 개선 지원책 마련 절실"

장모(36·충남 천안시)씨 부부는 3세 아들을 키운다. 아내는 6개월만 육아휴직을 썼고 5개월밖에 모유 수유를 하지 못했다. 요새 아이가 너무 심하게 편식을 해서 걱정이 많다. 장씨는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해서 억지로 떠먹인다. 10~20분만에 밥을 빨리 먹인 다음 TV를 보게 하거나 아이패드를 쥐어준다”고 했다. 아이는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TV를 보거나 아이패드를 가지고 논다.
 
영·유아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1일 5~6세 아동의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6세 아동의 비만율은 2012년 7.3%에서 지난해 7.7%로 증가했다. 5세 아동은 6.7%에서 6.6%로 거의 변동이 없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6세 비만 아동이 적지 않은 이유는 편식에다 아침 결식, 빠른 식사 속도 같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이다. 편식하는 아동이 2012년 24.6%에서 지난해 42.5%로 급증했다. 2시간 이상 TV를 보는 아이가 32%에 달한다. 2012년 30.9%보다 약간 올랐다. 아침을 거르고 아이가 4.8%, 식사 속도가 빠른 아이는 4.1%다.  
 
빨리 먹고 TV를 2시간 이상 보는 습관이 비만율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식사 속도가 빠르면서 TV를 2시간 이상 보는 아이의 32.2%가 비만이었다. 5~6세 전체 비만율의 약 4.9배에 해당한다. 아침을 거르는 습관도 비만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아침 결식 6세 아동의 비만율은 전체 비만율의 1.14배였다.
 
문진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TV를 보는 시간이 길수록 활동량이 줄어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밥을 빨리 먹는 것은 식습관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 지표”라고 설명했다.  
 
5~6세 때 비만이 위험한 것은 소아청소년과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기형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 때 비만한 아이는 소아청소년기에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이 발생하는 건 물론 성인 비만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성인 때 비만이면 비만 세포의 크기가 커지지만 소아 비만은 세포의 수가 증가한다. 문 교수는 “어릴 때 비만이면 성인이 됐을 때 비만을 조절하기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스마트폰이나 TV 시청을 오래하는 습관은 영유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중앙포토]

스마트폰이나 TV 시청을 오래하는 습관은 영유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중앙포토]

전문가들은 이유식 기간인 만 12~24개월 때 식습관 교육을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문 교수는 “24개월 넘으면 고집이 세져 교육하기 힘들어진다”며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우므로 천천히 씹어먹고 편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영유아 비만을 예방하려면 ▶1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하고 ▶TV 시청 시간은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하며 ▶밥 먹을 땐 식탁에서 부모와 아이가 30분 동안 천천히 함께 먹고 ▶아침밥을 챙겨 먹이는 게 도움이 된다.
 
영유아 때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려면 부모의 노력이 절실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창진 차의과대 교수는 “보육시설 확대 설치, 육아휴직제도 실시 등 육아 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영·이민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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