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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선물' 고가 골프채 주고받은 서울대병원 교수들, 처벌 면해

중앙일보 2017.11.21 11:21
퇴임 선물로 선배 교수에게 고가의 수입 골프채를 선물했다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교수들이 처벌을 면했다.
 

정년퇴임 선물로 건넨 골프채
익명 제보로 경찰 수사 받아
검찰시민위 "관행 인정된다"
혐의 있지만 기소는 하지 않기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홍승욱)는 지난 17일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송치한 서울대병원 전 교수 A(65)씨와 후배 교수 17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소유예란 범죄혐의는 인정되지만 범죄 동기나 정황 등 사정을 고려해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는 않는 일종의 선처성 처분이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퇴직을 두 달 앞둔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 소속 후배 교수 17명로부터 760만원 상당의 일본산 '마루망' 골프채 세트를 선물로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A씨와 같은 병원에 근무해온 이가 “A 교수가 고가의 골프용품을 선물로 받았다”고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익명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김영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회에 100만원이 넘는 선물을 받는 걸 금지하고 있다. 어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선고된다.
권익위는 이들이 김영란법을 어긴 것으로 해석해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이후 수사를 진행한 서울 혜화경찰서도 A씨 등이 김영란법을 어겼다고 보고 이들을 불구속 입건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기소유예 처분받은 교수들이 주고 받은 것과 같은 브랜드의 골프채. [중앙포토]

기소유예 처분받은 교수들이 주고 받은 것과 같은 브랜드의 골프채. [중앙포토]

당시 A씨 등은 “퇴직 선물은 의대의 오랜 전통”이라고 해명했다. 또 A씨는 “청탁금지법 위반을 염려해 거절했으나 ‘청탁이나 대가성이 아닌 정년퇴직 선물까지 문제가 되겠느냐’는 말을 듣고 선물을 받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 처리를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금액이 760만원인 반면 1인당 납부한 금액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 법리적 해석을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에 대해 혐의는 인정하되 기소유예 처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은 지난주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 위원 다수가 ‘기소유예 처분이 타당하다’는 권고를 냈다고 밝혔다. 검찰시민위는 검찰의 수사를 외부 위원들이 판단해 의견을 내는 자문기구다.
 
위원들이 ▶정년 퇴임을 앞둔 교수에게 과거 관행에 따라 퇴임 기념 선물로 준 것이고 ▶선물 가액 전부를 반환했으며 ▶30년 동안 병원에서 재직하다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받은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검찰 측은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기소 여부를 두고 이견이 있었지만 다수 의견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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