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원홍 반년만에 숙청···남한이나 북한이나 정보수장들 수난

중앙일보 2017.11.21 11:08

가시밭길 걷는 남과 북 전직 정보기관장들…"김원홍도 처벌"
 

김원홍 전 북한 국가보위상 지난해 이어 올해도 추운 겨울 불가피
김정은의 황태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다 허위보고로 지난해 혁명화 조치
올 4월 복귀했다 6개월 만에 다시 처벌, 2년 연속 추운 겨울

전직 국가정보원장 4명이 구속되거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북한의 전 국가보위상(옛 국가안전보위부장)이었던 김원홍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처벌을 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남북 전직 정보기관장의 동병상련이 눈길을 끈다. 앞서 국정원은 20일 “황병서(총정치국장)와 김원홍이 최근 처벌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보고했다.

 
 
최근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김원홍 북한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중안포토]

최근 처벌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김원홍 북한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중안포토]

 
 
김원홍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 군(軍)내 정보수집·사찰기관인 보위사령관(기무사령관 격)으로 지내며 막강한 권력을 누린 인물이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김정일 때 잘나가던 인사들이 대거 몰락하는 과정에서 그는 오히려 국정원장 격인 국가보위상을 맡으면서 ‘김정은의 황태자’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뒤 승승장구는 지난해 가을까지였다. 올해 초 김정은이 직접 나서 그가 이끌던 보위성에 철퇴를 가했기 때문이다. 
 
정보 당국자는 “지난해 말 보위성에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간부(과장급)를 비위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타와 가혹 행위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보위성은 이를 김정은에게 축소해 보고했고, 조직지도부가 사건 내막을 김정은에게 별도로 보고하면서 탄로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그딴 것들(보위성 관계자)을 쓸어 버리라”고 지시하면서 지난 1월 말 김원홍 보위상은 대장(별 넷)에서 소장(별 하나)로 강등돼 해임되고, 부상(차관)급 인사 5명이 처형됐다. 김원홍은 당시 목숨은 건졌지만 노동을 하며 반성문을 쓰며 ‘죄를 뉘우치는 벌칙’인 혁명화 과정을 거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을 마치고 간부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혁명화 과정을 마치고 복귀한 김원홍(원안)이 김정은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을 마치고 간부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혁명화 과정을 마치고 복귀한 김원홍(원안)이 김정은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김원홍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군사퍼레이드)에 등장하며 부활을 알렸다. 계급도 대장(별 넷)으로 복권됐다. 전날 중앙보고대회(기념식)에 불참한 데다 열병식 당시 김정은을 보고 깜짝 놀라며 경례를 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돼 갑작스러운 복귀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정보 당국은 관측했다. 정보 당국자는 “김원홍의 얼굴이 처벌 이전보다 상당히 수척한 상태였고, 바짝 군기가 들어있는 모습에서 그가 상당한 고생을 한 것 같다”며 “꽃길만 걷던 그가 가시밭길을 걸었고, 원래 직책이던 보위상이 아닌 총정치국 제1부국장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최고 권력기관의 수장이 아닌 '군 속의 당' 역할을 하는 총정치국으로 이동한 것이다.  

최근 그의 상관인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처벌을 받았다는 최근 첩보를 고려하면 그의 가시밭길은 6개월여 만에 되풀이 된 셈이다. 전직 정보 수장으로 2년 연속으로 추운 겨울을 지내게 된 것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