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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퇴직자의 재취업, 주변의 알음알음이 지름길

중앙일보 2017.11.21 04:00
[울산=연합뉴스]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울산=연합뉴스]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조사한 2016년 ‘중소·중견기업 채용계획 및 중장년 채용인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중장년 반퇴세대를 채용할 때 소개 등 인적 네트워크 36.1%, 잡포탈 25.1%, 공공 직업알선기관 24.6%, 지면광고 8.2% 서치펌 4.5%, 기타 1.5% 순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재의 은퇴와 Jobs(9)
기업의 중장년 채용, 인적 네트워크 활용 가장 많아
구직을 원하는 퇴직자, 주변에 널리 알리는 것부터
구인 회사에 직접 이메일로 이력서 보내는 것도 방법

 
일반적으로 채용시장은 공개 채용시장과 비공개 채용시장으로 나뉜다. 공개채용시장은 신문광고·인터넷 취업포털·헤드헌터 등 공개적인 채용시장을 이야기하는데, 전체 채용시장에서 공개채용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채용은 주로 비공개 시장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네트워킹·소개 등 대상자와 직접 접촉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트워킹·소개 등 비공개 채용이 주류
 
 
[울산=연합뉴스] 구직자들로 붐비는 채용박람회.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울산=연합뉴스] 구직자들로 붐비는 채용박람회.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결원이 생겼을 때 해당 부서 부서장은 다른 부서에 있는 좋은 인재를 데려오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부서장이 괜찮은 인재를 놓치겠는가? 결국 시간이 흘러도 공석이 채워지지 않으면 주변에서 마땅한 사람을 소개받으려고 한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바로 찾지 못하면 다음에는 서치펌을 통해 이러 이러한 스펙의 사람을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래도 충원을 못 하면 그동안 받은 이력서를 들춰보며, 마지막에는 구인광고나 인터넷 채용 포탈에 올리게 된다.
 
구직자 입장에서 보면 초기 단계에선 일자리의 질도 좋고 양도 풍부하지만, 다음 단계로 갈수록 일자리의 질도 떨어지고, 양도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이 마지막 단계인 공개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일자리의 양이 제한되고 질도 떨어지는 시장에서 많은 구직자가 피 터지게 경쟁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기업과 구직자의 시각 차이. [그림 박영재]

기업과 구직자의 시각 차이. [그림 박영재]

 
여기서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한 가지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네트워킹은 다른 사람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엔 ‘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널리 알리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면 좋은 의사를 소개받을 수 있어 병을 빨리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네트워킹도 이것과 유사하다.
 
만일 내가 이번 12월에 퇴직하고 퇴직 후에도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자. “난 올 12월에 퇴직인데, 난 퇴직 후에도 일을 할 거야.” 여기까지 하면 된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내 친구는 자기 지인에게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내 친구 중에 박영재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가 12월에 퇴직한다네. 아주 괜찮은 사람인데, 퇴직 후에도 일하려고 하나 봐.”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의 지인은 마침 김사장 생각이 났다. “어, 내가 아는 김사장이 그런 사람을 찾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네트워킹의 핵심이다. 하지만 바로 연결되지 않고 서너 단계 건너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나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6단계 이하면 구인회사와 연결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1933~1984). [중앙포토]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1933~1984). [중앙포토]

‘분리의 여섯 단계이론(six degrees of separation)’이 있다. 이는 적어도 한 나라 안에서 모든 사람은 여섯 단계를 거치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이론으로, 미국 예일 대학의 사회학 교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 1933~1984)이 실험을 통해 완성했다. 바꿔 말하면 주변에 6단계만 거치게 되면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와 연결된다는 이야기로, 이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를 인적 네트워킹이라고 한다.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미국도 이러한데, 국토도 좁고 특히 혈연·학연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는 아마도 이보다 적은 단계일 것으로 생각된다.
 
네트워킹 중에 직접네트워킹은 공개된 정보를 가지고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공략하려는 기업의 리스트를 정리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인사담당자나 원하는 부서 책임자 명단을 확보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에 회사 조직도에 담당 업무와 담당자 이름을 표시하는데,  그곳에서 공식적인 회사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이것이 힘들면 직접 회사로 전화해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력서 작성하는 구직자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울산=연합뉴스] 이력서 작성하는 구직자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담당자의 이메일을 확보했으면 본인을 소개하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메일로 발송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팸 메일이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메일을 보냈다고 바로 답장이 오지는 않는다. 2~3주 후에 두 번째 메일을 발송한다. 첫 번째 메일을 보완하는 형식이며, 정중하게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 메일 발송 후 답장이 오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물론 많지는 않다(아마도 발송 메일의 5% 이내일 것이다). 해당 회사의 채용일정을 안내하든, 담당자를 소개하든, 정식 지원서류를 보내라고 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과하게 되면 그다음은 이력서 검토, 면접 등 일반적인 채용절차를 거치게 된다. 채용담당자나 의사결정자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것이다. 반퇴세대 구직자임에도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과 열정이 확인됐으니 채용 과정에서 상당한 가점이 더해질 수 있다.
 
신영석(52세) 씨는 외국계 회사에서 국내 총괄 마케팅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회사가 국내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퇴사했다. 대학생인 아들 둘이 있고 본인도 젊기 때문에 재취업을 해야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먼저 본인을 도와줄 수 있는 주변 지인의 리스트를 정리했다. 이들에게 취업을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본인의 이력서를 메일로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너도나도 간절한 취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너도나도 간절한 취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신 씨로부터 이력서를 받은 가까운 친척이 평소 알고 지내는 친구 A에게 신 씨 이야기를 하고 이력서를 메일로 전달했다. 그러나 A 역시 신 씨의 나이 때문에 추천이 어려워 나름대로 인맥이 두터운 선배 B에게 그를 추천하며, 이력서를 메일로 보냈다. B는 이력서를 받았지만 당장 추천할 곳이 없어 잊고 지내던 차에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가 생겼다. 거기서 자신이 관할하는 관계회사에서 해외 브랜드를 도입하는데, 이를 관리할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침 신 씨 생각이 나 소개를 했더니 나이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만한 적격자를 찾기 힘들다고 하면서 신 씨를 채용했다.
 
신 씨가 구직에 성공하기까지 1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그동안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직업을 찾고 있었다. 지금은 중견기업 국내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력서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었을지는 몰랐다고 한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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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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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필진

[박영재의 은퇴와 Jobs]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험한 꼴을 당한 뒤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한다. 좋아하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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